크레용팝 작곡가 "장르적 유사성…표절 아닌 창작물"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12.03 15: 35

크레용팝의 '꾸리스마스'가 일본 애니메이션 '루팡3세'와 표절 의혹이 일자, 해당 작곡가가 "순수 창작곡"이라고 강조하며 "장르적 유사성 때문에 생긴 결과물"이라고 이를 해명했다.
김유민 작곡가는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레퍼런스도 없이 만든 순수 창작물이다. 카피할 의도였다면 절대 비슷하게 들리지 않도록 만들었을 것"이라며 "장르의 유사성 때문에 생긴 결과물"이라고 '꾸리스마스' 표절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김 작곡가는 두 곡의 인트로가 비슷하게 들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16비트로 쪼개지는 브라스 패턴과 엇박자로 들어가는 리듬이 둘 다 비밥장르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음정과 박자, 화성 등을 예로 들며 표절이 아닌 다른 곡임을 설명했다.

끝으로 "'꾸리스마스'가 순수 창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래전에 비슷하게 만들어진 인트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창작자로서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유감을 표하며 "현실적으로 세상의 모든 곡을 모니터링하여 저의 창작물과 비교해 볼 수는 없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신중을 가하는 작곡가가 되겠다"고 마무리했다.
앞서 일본에서는 크레용팝의 '꾸리스마스'가 현지 유명 애니메이션 '루팡3세' 주제곡의 도입부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일었다. 이에 국내에서 역시 '루팡3세의 주제곡과 '꾸리스마스'의 도입부 음원을 비교하며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김유민 작곡가는 이번 표절논란이 일었던 '꾸리스마스'는 물론 앞서 크레용팝 인기를 견인했던 대표곡 '빠빠빠', 그리고 이어질 후속곡을 만들었다. 크레용팝 외에도 그룹 샤이니 '떠나지 못해', 제국의 아이들 '헌터(Hunter)' 등을 만든 작곡가다.
■ 이하 김유민 작곡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전문.
안녕하세요, 작곡가 김유민입니다.
꾸리스마스는 레퍼런스도 없이 만든 순수 창작물입니다.
만약 제가 '루팡3세'의 인트로 부분을 카피할 의도였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절대 비슷하게 들리지 않도록 만들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꾸리스마스'의 인트로는 '루팡3세'라는 곡을 제가 전혀 알지 못했기에 나온 장르의 유사성 때문에 생긴 결과물입니다.
두 곡의 인트로가 비슷하게 들리는 이유는 16비트로 쪼개지는 브라스 패턴과 엇박자로 들어가는 리듬이 둘 다 비밥장르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비밥의 경우, 곡의 시작부분에 긴장감을 주는 연출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꾸리스마스'의 인트로와 '루팡3세'의 인트로가 이와 같은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곡의 시작부분은 16비트 1박 이후의 음정과 박자가 다르고, 길게 끌어주는 부분도 같은 음계처럼 들리나 실제로 '꾸리스마스'는 1도 음정, '루팡3세'는 5도 음정이며 시작하는 리듬과 끌어주는 길이마저도 다릅니다.
또한 화성도 '꾸리스마스'는 /1st-7th-4th-5th/1st-5th-7th-1st/ 이고,
'루팡3세'는 /1st-3rd-7th-1st/1st-3rd-4th-1st/ 로 서로 다릅니다. (다만, '루팡3세'의 코드진행의 경우, 본인이 유투브 영상을 참고로 하였으므로 곡의 버전에 따라 다를 수는 있습니다.)
'꾸리스마스'가 순수 창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래전에 비슷하게 만들어진 인트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창작자로서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실적으로 세상의 모든 곡을 모니터링하여 저의 창작물과 비교해 볼 수는 없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신중을 가하는 작곡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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