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반 한국 프로야구 팬들은 '무쇠팔'최동원과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KIA 감독)의 대결에 즐거워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2000년 초반 e스포츠 팬들은 '황제' 임요환(33)과 '폭풍' 홍진호(31)의 맞대결에 가슴떨리는 설레임을 느꼈다.
세기의 라이벌이었던 임요환 홍진호의 맞대결을 팬들은 두 사람의 이름 중 한 글자씩을 따 '임진록'이라고 칭했고, 두 사람은 선수 시절 여든여덟번의 '임진록'을 통해 우위를 가렸다.
세기의 라이벌전인 '임진록'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e스포츠 프로게이머 시절,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임요환과 홍진호는 무대를 바꿔 tvN '더지니어스'서 숙명의 맞대결을 다시 한 번 펼친다.

특히 tvN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티저 영상은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오랜 시간 e스포츠에 함께 몸 담아오며 친분과 애증을 쌓아온 두 사람의 솔직한 마음이 공개됐기 때문. 임요환은 "목표는 두 가지다. 홍진호 보다 먼저 떨어지지 말고 홍진호를 준우승으로 만들겠다"라고 말하면서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고, 홍진호는 "어딜 지금 숟가락을 담그려 하느냐"고 응수하면서 팬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시켰다.
홍진호는 9일 서울 상암 CGV에서 열린 '더지니어스2:롤브레이커' 간담회에서 "임요환의 거품을 걷어내겠다"면서 목표가 우승이 아닌 임요환을 이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역 프로게이머 시절 결승전에서 매번 홍진호를 울리면서 그에게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했던 임요환과 선수시절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홍진호는 '더지니어스 시즌1'에서 그 꼬리표를 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뛰어난 관찰력과 대범한 승부욕으로 시즌1 최고 스타플레이어로 등극한 홍진호와 전략플레이의 대가이자 홍진호 최대 숙적인 임요환, 두 사람이 다시 펼치는 임진록의 승자는 누가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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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