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한화 보상선수 포기…역대 6번째 미지명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2.03 16: 50

SK가 한화로부터 보상선수 지명을 포기했다. 
SK는 3일 한화로 이적한 FA 정근우의 보상선수를 포기, 보상금만 받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올해 SK에서 받은 정근우의 연봉은 5억5000만원으로 한화는 300%에 해당하는 16억5000만원만 보상하면 된다. 보상선수 출혈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한화로서는 나쁠 게 없다. 
SK는 지난 1일 한화로부터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넘겨받은 뒤 마감시한이 된 3일까지 장고 거듭한 끝에 지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미 한화로 이적한 이용규의 보상선수로 KIA가 신인 포수 한승택을 지명하며 SK는 사실상 22번째 선수를 선택해야 했는데 결국 포기로 결론이 났다. 

역대 FA 시장에서 보상선수 미지명 사례는 모두 5차례 있었다. SK의 포기는 역대 6번째에 해당한다. 신생팀 특혜에 따른 제도적 미지명 사례는 제외한 수치다. 
가장 먼저 2001년 말 양준혁과 김민재가 보상선수 없이 이적했다. 양준혁은 LG를 떠나 친정팀 삼성과 4년간 총액 27억2000만원에 계약했고, 김민재도 롯데에서 SK로 이적하며 4년간 총액 10억원을 받았다. LG와 롯데는 보상선수를 지명하지 않은 채 각각 보상금 12억1500만원, 3억4200만원을 받았다. 
양준혁의 경우 당시만 하더라도 재계 라이벌 삼성-LG가 선수 교환을 잘 하지 않는 시기였고, 롯데는 신생팀으로 2시즌을 보낸 SK에서 마땅한 대체 선수를 찾지 못했다. 이어 2003년 말에는 투수 조규제가 현대에서 KIA로 이적하며 2년간 총액 4억5000만원에 계약했는데 재정난에 시달린 현대가 KIA로부터 보상금만 수령했다. 
이어 2004년 말 심정수가 현대를 떠나 삼성과 4년 총액 60억원의 FA 대박을 터뜨릴 때에도 보상선수가 없었다. 당시 심정수는 박진만과 함께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는데 현대는 박진만의 보상선수로 투수 이정호를 지명했을 뿐 심정수의 보상선수는 포기한 채 보상금으로 무려 27억원을 받았다. 역시 재정난 탓이었다. 
가장 최근 보상선수를 포기한 팀도 현대의 후신격인 히어로즈였다. 히어로즈는 2008년 시즌 뒤 정성훈이 LG로 FA 이적하며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 14억4000만원만 받았다. 당시만 해도 히어로즈는 재정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다. 
그로부터 5년 만에 다시 보상선수 미지명 사례가 나왔다. 특수한 케이스였던 삼성-LG, 재정적으로 여려움을 겪었던 현대-히어로즈와 달리 SK는 충분히 선수를 지명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화의 얕은 선수층에서 옥석을 골라내기 어려웠고, 결국 지명 포기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로써 한화는 FA 정근우 영입에 4년 총액 70억원과 보상금 16억5000만원 포함 총액 86억5000만원을 투자한 셈이 됐다. 이는 2004년 말 삼성이 심정수 영입에 들인 4년간 총액 60억원과 보상금 27억원을 합한 87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고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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