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이 열린 결말로 종영했다. 하지만 과하게 열린 결말은 시청자에 불친절하게 다가와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3일 방송된 '미래의 선택' 최종회에서는 세주(정용화 분)와 이별하는 미래(윤은혜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미래는 세주에게 반지를 돌려주며 유학을 마치는 3년 뒤에도 마음이 있다면 반지를 다시 달라고 했다. 세주는 미래에게 반지를 그대로 남기고 유학길에 올랐다. 김신(이동건 분)은 소신을 지키는 언론인의 행보로 방송사에 억 대의 돈을 물어주게 됐다. 김신은 미래에게 10억 원을 다 갚으면 날 받아주겠느냐는 장난스러운 말로, 미래에게 아직 마음이 남아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3년 후, 미래는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됐고 김신은 할 말은 하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국민에 신뢰감이 주는 앵커로 입지를 굳혔다. 세주는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래가 집필한 '미래의 선택' 출간일에 맞춰 한 대형 서점에서 모였고 마지막 장면에서 미래는 누군가를 돌아보고 미소짓는 모습으로 삼각관계 안에서 끊임없이 헤매던 미래가 과연 누구와 사랑의 결실을 맺었을지를 시청자에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미래의 선택'은 미래에서 온 내가 현재의 나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조언을 해주는 신 타임슬립 드라마를 표방해 신선한 소재로 시선을 끌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선택의 연속인 인생에서 미래의 내가 든든한 멘토로서 조언을 해주며 자기 자신을 성장시켜나간다는 이야기는 상상만으로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설정이었던 것.
하지만 '미래의 선택'은 미래의 남편을 바꾸는 것에 무게 중심이 잡히며 미래, 세주, 김신의 삼각관계에 초점이 맞춰졌고 이는 '두 남자 모두 만나겠다'고 당차게 외치던 미래가 세주와 김신 사이에서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하며 '어장관리녀'로 전락하는 참사를 낳았다. 또 '떠나간 친구가 다시 돌아오고, 한동안 연락이 없던 연인에게 반가운 전화가 걸려오는, 이 세상 모든 기적이 일어날 것만 같은 크리스마스'라는 대사처럼 기적으로 포장된 세 사람의 우연을 끝으로 허무하게 종영하며, 아무런 감동을 전해주지 못했다는 평이다.
또한 평행우주이론을 기반으로 나미래와 큰미래가 각각의 미래를 가지게 됐다는 설정 안에서는 큰미래가 목숨을 걸고 현재로 와 시시각각 늙어가면서 했던 일들이 결국엔 쓸모없는 일이 됐으며, 마지막 장면에서 현재의 나미래가 미래의 큰미래에 보낸 사진이 담긴 상자도 각각 다른 미래라는 설정에서는 개연성에 의문을 품게 했다.
한편 '미래의 선택' 후속으로는 이범수, 윤아, 윤시윤, 류진, 채정안 등이 출연하는 '총리와 나'가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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