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삼보, 클럽 교류로 한 발 더 전진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3.12.04 00: 22

한국 삼보가 클럽간 교류라는 창구를 통해 한 발 더 나아간다.
지난 1일 대한삼보연맹(회장 문종금) 산하 마산 삼보종합체육관은 러시아 모스크바 라멘스코예 버리서클레브스키 체육관에서 열린 삼보 75주년 기념 삼보대회 단체전에서 영예의 우승을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그젤삼보클럽과 로드니키삼보클럽으로 둘다 대학생으로 이뤄졌다.
마산클럽의 단체전 우승은 사실 별 것 아닐 수 있다. 이날 단체전에는 마산클럽 포함 단 3개 클럽만 참가했기 때문이다. 시상도 초, 중, 고등부 개인전과 별도로  하는 방식이었다. 어찌보면 멀리서 온 한국클럽을 위해 배려한 경기라고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달랐다.
우선 관중석 분위기. 이날 개인전에 출전한 선수는 전날(150명)보다 많은 200명이었다. 여기에 선수 가족과 코치, 관계자들까지 합해 500명이 넘는 관중들이 경기를 지켜봤다. 잘하면 박수가 터졌지만 못하면 손님인 한국팀이지만 냉정한 야유가 쏟아졌다.
판정 역시 엄격했다. 경기 심판진과 테이블에 앉은 본부석 심판진의 판정이 다를 때는 경기를 끊어서라도 공정성을 기하려 했다. 그만큼 삼보 종주국 러시아에 선보인 한국 삼보는 만만치 않았다. 로드니키 클럽에 2-3으로 패했지만 그젤 클럽에는 3-2로 이겼다.
이날 박기서 관장이 이끈 마산클럽은 총 8명으로 구성됐다. 내년 9월 러시아 대학 입학이 확정된 김동빈(18, 창원기계공고 3년)을 비롯, 김지환(16, 창원공고 1년) 김준영(11, 호계초) 김한웅(14, 우림중 2년) 서지오(19, 원광대 1년) 이지혜(21, 전북대) 강종원(17, 가포고)이 선별돼 경기에 나섰다. 특히 김지환은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2전 2승을 거뒀고 대부분 최소 1승씩을 거뒀다.
상대가 클럽이라고 해서 만만하게 볼 수 없다. 모스크바에만 140개가 넘는 대학에서 삼보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한 클럽당 18살 이상 선수가 20~40명이며 러시아 전국 대회의 경우 많게는 한 체급에 각 지역 예선을 거친 선수 35명도 출전한다. 아주 어린 아이부터 탄탄한 인적풀과 인프라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마산클럽의 우승에 대한 러시아의 시선은 뜨겁다. 실제 이날 한국에 패한 선수들은 대부분 침울해 했고 이긴 선수들은 코치,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표시했다.
한국과 교류가 잦은 효드리 클럽의 안드레이 효도로프 관장은 "주 대표가 되면 최소 1만8000루블(약 57만 원)에서 많게는 2만4000루블(약 77만 원)의 월급이 나간다. 다들 직업은 따로 있다"면서 "여기서 세계대회 우승할 경우는 월 6만6000루블(약 211만 원) 정도의 월급이 1년 동안 주어진다"고 밝혔다. 그만큼 삼보만 잘해도 살 수 있다.
세르게이 타바코프 세계삼보연맹(FIAS) 사무총장은 "90개 회원국을 보유한 FIAS는 각국 연맹이 원할 경우에는 코치를 파견하는 것은 물론, 책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FIAS에서 파견하는 코치들은 FIAS에서 월급을 주고 있다. 삼보를 많이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팀을 이끌고 열흘 동안 러시아에 머문 박기서 관장은 "이번 방문은 전지훈련을 겸해 이뤄진 것이다. 오전에는 휴식을 취하지만 오후에는 각 클럽들을 돌며 실전을 방물케 하는 훈련에 나섰다"면서 "올해만 3번, 지난 2010년 11월부터 시작해 총 6차례 러시아인 코치를 초빙해 선수들에게 삼보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또 클럽 차원에서 러시아를 방문한 것도 6번 정도 된다. 그럴수록 선수들의 기술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고 뿌듯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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