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구종’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무대라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1년 만에 그 위력을 인정받았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의 체인지업이 또 한 번 조명 받고 있다.
미 CBS스포츠는 4일(이하 한국시간) ‘완벽한 선발투수를 만들기 위한 조건’을 뽑으면서 리그 최고의 구종들을 한 자리에 묶어 정리했다. 최근 CBS스포츠가 각 포지션 최고의 능력을 뽑아 선정하는 연재물 중 하나다. 각 구종의 최고봉들이 모인 가운데 체인지업 부분에서는 후보자 중 하나로 당당히 류현진이 선정됐다.
CBS스포츠가 뽑은 최고의 체인지업 마스터는 콜 해멀스(필라델피아)였다. CBS스포츠는 “리그에서는 많은 체인지업 예술가들이 있어 선정하기 매우 까다로웠다”라고 한 뒤 전반적인 체인지업의 구속과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해멀스를 일단 최고 자리에 올려놨다. 통계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해멀스의 체인지업 가치는 28.9포인트로 리그 최고 가치를 자랑했다.

하지만 CBS스포츠는 해멀스 외에도 “많은 투수들이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라면서 다른 구종에 비하면 훨씬 많은 후보자를 뽑았다. 류현진도 그 중 하나였다. 류현진은 클레이 벅홀츠(보스턴),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데이빗 프라이스(탬파베이), 크리스 메들렌(애틀랜타), 제임스 쉴즈(캔자스시티),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과 함께 당당히 후보자에 포함됐다. 적어도 체인지업의 위력만큼은 리그 정상급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한국프로야구를 평정한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가라앉으며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한다. 직구와 거의 같은 폼에서 나온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고 구속차도 15㎞에 이르러 타자들을 유혹에 빠뜨린다. 이 정도 구속 차이는 MLB에서도 특급으로 평가된다. 류현진은 명불허전의 위력을 선보인 이 체인지업에 힘입어 MLB에 연착륙할 수 있었다. 시즌 중반에도 현지에서 몇 차례나 리그 최고의 체인지업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당장 팬그래프닷컴 통계에서 체인지업 가치 2위가 류현진(20.4)이었다.
체인지업은 상대적으로 부상 위험이 적어 투수들의 롱런에도 유리한 구종으로 평가된다. 실투가 나올 경우 장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류현진의 경우는 실투 비중도 적다. 류현진은 올 시즌 “체인지업을 비롯한 변화구가 실투로 이어질 때 장타 허용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돌아보면서 구종의 추가보다는 자신이 가진 구종을 최대한 가다듬겠다는 오프시즌 목표를 내건 바 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2년차를 맞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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