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또 한 번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벌써 다음 시즌 달라진 전력 구상이 어느 정도 밑그림을 드러낸 가운데 추신수(31)가 그 마지막을 장식할 대어로 손꼽히고 있다.
올해 또 한 번 월드시리즈 진출 문턱에서 좌절한 디트로이트는 내년 전력 보강 및 팀의 장기적 미래를 그리기 위해 분주하다. 벌써 두 건의 대형 트레이드를 터뜨렸다. 프린스 필더를 텍사스에 보내고 대신 내야수 이안 킨슬러를 영입해 세간을 놀라게 하더니 3일(이하 한국시간)에는 선발투수 덕 피스터를 워싱턴으로 보내고 3명의 선수를 받는 또 한 번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어 4일에는 취약 포지션 중 하나였던 마무리 자리에 조 네이선을 채워 넣었다. FOX스포츠에 따르면 2년에 2000만 달러 정도의 계약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섯 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된 특급 마무리 네이선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최근 2년간 80세이브를 올리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어 애를 먹었던 디트로이트로서는 한숨을 돌린 셈이 됐다.

사실 트레이드에서는 디트로이트가 손해를 봤을 수도 있다. 첫 번째 트레이드는 올스타 선수들을 주고받았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킨슬러를 받아 2루를 채웠지만 팀의 중심타자였던 필더의 공백은 다소간 아쉬울 수 있다. 두 번째 트레이드는 현 시점에서는 확실히 손해라는 지적이다. 견실한 선발 자원 피스터를 보내면서 스티브 롬바르도찌, 이안 크롤, 로비 레이 등 비교적 이름값이 떨어지는 선수들을 받았다. 특급 유망주가 포함된 트레이드도 아니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트레이드를 통해 디트로이트가 향후 연봉 구조의 유연성을 확보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미겔 카브레라, 맥스 슈어저라는 팀 내 핵심 선수들과의 계약을 앞두고 있는 디트로이트가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냥 허리끈을 졸라매는 것은 아니다. 디트로이트의 사장 겸 단장인 데이브 돔브로스키는 “전체 연봉 구조의 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CBS스포츠에 따르면 디트로이트가 2015년 지불해야 할 연봉 확정액은 네이선의 연봉을 제외해 8280만 달러다. 2016년에는 6480만 달러로 줄어든다. 카브레라, 슈어저와 재계약을 할 수 있음은 물론 현재도 1명 정도의 대형 FA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는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마이크 일리치 구단주의 열망을 감안하면 이번 FA 시장에서 그 야망을 드러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CBS스포츠는 가장 첫 머리에 추신수의 이름을 올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4일 디트로이트 관련 기사에서 “슈어저와 카브레라에 대형 계약을 안겨도 추신수와 같은 선수를 데려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의 리차드 저스티스 기자 역시 “FA 외야수인 추신수가 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라고 총평한 바 있다. 디트로이트는 현지에서 추신수와 가장 강력하게 연계되는 세 팀(뉴욕 양키스, 디트로이트, 텍사스) 중 하나다.
추신수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 또한 “디트로이트는 추신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팀 중 하나”라는 말을 흘리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필더의 공백으로 좌타자 라인을 보강해야 할 필요가 있고 우승권 전력이라는 점에서 추신수의 야망과도 어울린다. 추신수와 디트로이트가 인연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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