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베테랑 방출선수들, 새 팀 찾기 어렵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2.04 06: 22

베테랑 방출선수들의 새 팀 찾기가 쉽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9일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들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이미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박경완·최동수·신경현 같은 선수들도 있지만 야구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못한 채 새로운 팀 찾기에 나선 선수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 김선우는 연봉 1억5000만원을 받으며 두산에서 LG로 옮겼고, 한화에서 방출된 내야수 백승룡도 빠르게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러나 상당수 선수들이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칫 이대로 은퇴해야 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 

특히 베테랑 방출선수들에게는 좀처럼 연락이 찾아 오지 않고 있다. 방출 통보를 받은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전화 한 통 받지 못한 선수도 있다. 몇몇 선수들은 따로 구단에 연락을 취하기도 했지만 나이가 많아서 함께 하기 어렵다는 차가운 반응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신생팀으로 선수들을 모아야 할 KT도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호의적이지 않다. KT는 내년 시즌 2군 퓨처스리그에서 보내기 때문에 유망주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1년을 2군에서 묵혀야 할 베테랑 선수들이 설자리가 마땅치 않다. 구단은 10개팀으로 늘었지만 재취업이 쉽지 않다. 
베테랑 방출선수들에게는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다. 각`팀마다 어느 정도 전력 구성을 마쳤기 때문에 선수 추가 영입에 미온적이다. 시기상으로도 12월 비활동기간으로 애매하다. 올해의 경우 2차 드래프트 때문에 각 팀들이 방출 선수 발표를 늦췄고, 새 팀을 구하기가 급박해졌다. 
하지만 이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 선수는 "답답한 것은 선수들이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연락이 올 때까지 준비하며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선수는 "방출선수들 중에서 돈을 바라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다시 야구할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지면 조건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소망했다. 
최근 프로야구 분위기는 젊은 유망주 키우기가 유행이돼 베테랑 선수들의 설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같은 값으면 조금이라도 더 어린 선수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경험과 노련미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 가치를 싼값에 가진다면 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부 선수들은 테스트라도 할 각오가 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비활동기간 테스트가 어렵다면 내년 1월에라도 가능하다는 선수도 있다. 내년 시즌 선수 등록 마감 시한은 1월말까지. 기로에 선 베테랑 방출선수들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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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우-신명철-최영필(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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