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이 아쉬운 전개 속 시청률 꼴찌로 퇴장했지만, 열연을 펼친 배우들에 대한 호평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종영한 '미래의 선택'에서는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먼저 흔들리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겠다고 말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3년 후 미래(윤은혜 분)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김신(이동건 분)은 소신을 지키는 언론인의 행보를 이어갔다. 세주(정용화 분)는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였고 유경(한채아 분)은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를 진행하는 MC가 됐다.
하지만 '미래의 선택'은 미래의 나인 큰미래(최명길 분)가 현재의 나인 나미래에게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조언을 해준다는 신선한 타임슬립 설정 속에서도, 결국 미래의 남편을 바꾸는 일이 전부이며 그마저도 쓸모 없는 일이었다는 지지부진한 전개를 보였다. 또 나미래는 사랑하는 남자 김신과 사랑해야 하는 남자 세주 사이에서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실패, 여자주인공이 '어장관리녀'로 낙인 찍히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단조로운 이야기 구조 속 긴장감은 떨어지고 개연성마저 무시된 이야기 전개는 시청자의 외면을 받아 자체 최저시청률인 4.1%로 종영하는 굴욕을 얻었다.(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반면 배우들의 열연은 빛났다는 평이다. MBC '보고싶다' 이후 발랄한 모습으로 돌아온 윤은혜는 특유의 러블리한 미소와 망가짐도 불사하지 않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극을 이끌었다. 또 이동건, 정용화 두 남자와 뛰어난 케미를 자랑해 그가 누구와 사랑의 결실을 맺을지 끝까지 관심을 모았다. 특히 '눈물의 여왕' 타이틀에 걸맞은 세심한 눈물 연기는 겉으로는 밝은척 하지만 더는 물러날 곳 없는 서른 두 살 미래의 내적 갈등을 보여주며 흡인력을 발휘했다.
5년여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이동건도 변치 않은 귀공자 외모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친 욕설을 뱉어내는 반전 매력으로 시선을 끌었다. 이동건은 이번 '욕신' 연기는 물론,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세심하게 연기하며 시청자의 이해를 도왔다. 정용화는 언더커버보스 세주로 분해 방송사 말단 VJ와 방송사 후계자를 오가며 따뜻한 배려심과 냉철한 카리스마를 동시에 소화해 시선을 끌었다. 또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일편단심 순애보를 보이며 애절한 눈빛 연기로 여심을 녹였다.
한채아는 '상여우' 리포터 유경 역을 맡아 새침한 모습으로 먼저 시선을 끌었지만, 뒤로는 성공을 위해 밑바닥부터 끊임없이 노력하는 절박한 모습으로 유경 캐릭터를 미워할 수 만은 없게 만들었다. 한채아는 상큼 발랄한 본인의 이미지에서 미래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밀도 있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까지, 다양한 연기로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미래의 선택' 후속으로는 이범수, 윤아, 윤시윤, 류진, 채정안 등이 출연하는 '총리와 나'가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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