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수 눈길받는 제2의 이와쿠마는 누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2.04 10: 09

“13년 전의 그는 완성되지 않은 투수였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메이저리그에 있는, 말 그대로 완성형 투수다”.
13년 전 그는 긴테쓰 젊은 투수들을 예의주시하며 가능성을 캐내고자 했던 지도자였다. 그 중 한 명이 현재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고있는, 과거 긴테쓰-라쿠텐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와쿠마 히사시(32)다. 송일수 두산 베어스 신임감독의 간택을 받을 다음 시즌 영건은 누가 될 것인가.
11월 한 달 간 잇단 선수 유출과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로 홍역을 앓았던 두산은 송 감독 체제로 새롭게 투수진을 재편하고 있다. 한국 무대, 그리고 감독으로서 검증되지 않은 송 감독. 그러나 송 감독은 과거 긴테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코칭스태프였다. 오랫동안 긴테쓰 불펜코치로 일하며 투수들의 상태를 지켜봤던 코칭스태프였고 그의 시선 속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도 있었다.

대표적인 투수가 바로 이와쿠마다. 2000년 긴테쓰에 드래프트 5순위로 입단한 이와쿠마는 2001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팀 전열에 가세한 뒤 2003~2004시즌 연속으로 15승을 거두며 퍼시픽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되었다. 오릭스와의 합병에 의한 가세를 거부, 현금 트레이드 형식으로 라쿠텐 이적했던 이와쿠마는 라쿠텐 초반 부상 등으로 고전했으나 2008~2010시즌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뒀다. 2008시즌에는 21승을 거두며 다나카 마사히로와 함께 라쿠텐의 강력한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이와쿠마의 성공시대는 메이저리그서도 계속되고 있다. 1년 150만 달러의 헐값으로 진출했으나 지난해 9승5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연착륙한 이와쿠마는 올 시즌 14승6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검증을 마쳤다. 기교파 투수로서 일본 투수의 성공 케이스 중 한 명이 된 이와쿠마다. 그리고 이와쿠마의 성공에는 그의 공을 주도면밀하게 지켜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은 송 감독의 노력도 숨어있다.
“처음 프로에 데뷔했을 때는 많은 부분에 보완점이 필요했던 투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수싸움과 제구력에서 성장세를 보여줬다”. 본인이 이와쿠마를 키웠다고 내세우기보다 선수가 스스로 성장했다고 겸손하게 밝힌 송 감독이다. 그렇다면 두산 내에서 송 감독의 선택을 받아 1군 주전력으로 떠오를 만한 투수는 누가 있을까.
가장 먼저 주목할 만한 투수는 신고선수 출신 우완 유창준이다. 이미 유창준은 올 시즌 초반 퓨처스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바 있다. 부산중 졸업 후 일본으로 야구 유학을 떠났다가 사쿠신대 중퇴 후 일찍 군복무했던 유창준은 지난해 구보 야쓰오 인스트럭터의 통역을 맡다가 선수로 발탁된 케이스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서 17경기 6승3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71로 활약한 유창준은 후반기 1군에도 나서 5경기 1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140km대 초반으로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커브 구사력과 제구력이 안정적이다.
3년차 우완 김명성의 경우도 주목해 볼 만한 선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였으나 롯데에서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했던 김명성은 2군 무대에서 12경기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31에 그쳤다. 그러나 직구 구속을 150km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자신의 투구 밸런스를 찾아가는 요령을 어느 정도 찾아갔음을 알 수 있게 했고 1군 성적도 8경기 평균자책점 4.09로 좋은 편이었다. 두산이 지난해 포수 용덕한을 주고 김명성을 데려온 것은 단순히 중간계투 기용이 아니라 미래 선발감으로 지목한 영입. 김명성의 중용 가능성도 염두에 둘 만 하다.
이 외에도 195cm의 장신 우완 유망주 강동연, 안정된 제구력을 지닌 2년차 신고선수 박민정도 송일수 체제 두산 퓨처스팀에서 자주 등판했던 투수다. 둘 모두 집중타 허용으로 고전하기는 했으나 강동연은 당당한 체구를 갖춘 성장 가능성에서 점수를 얻었고 박민정은 안정된 제구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완점도 많지만 향후 1군에서 중용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전부터 봐왔던 두산은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주전 선수로 자리 잡고 활기찬 야구를 펼치는 팀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그 주전 선수들이 베테랑의 길로 접어들었고 최근 몇 년 간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뚜렷하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을 키워 향후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젊은 두산을 표방한 송 감독. 그는 이와쿠마의 성장에 도움을 준 것처럼 또다른 유망주의 성장에도 좋은 텃밭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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