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하다. 무엇 하나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살얼음 같은 전쟁터에서는 생존을 위한 사투가, 살벌한 황궁에서는 권력을 잡기 위한 피 튀기는 암투가 벌어진다. 그리고 그 가운데 떨어진 주인공들은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두뇌게임에 뛰어 들었다.
지난 3일 방송된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에서는 변방에서 돌궐족을 잡고 공을 세워 재기를 노리는 고려왕 왕유(주진모 분)와 황제 타환(지창욱 분)의 아이를 임신한 고려인 궁녀 박 씨(한혜린 분)를 지키기 위해 황후(백진희 분)의 편인 척하며 은밀히는 박 씨를 돕는 승냥(하지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현재 왕유는 승상인 연철(전국환 분)과 그 아들 당기세(김정현 분)등에게 밉보인 백안장군(김영호 분) 무리와 함께 변방에서 돌궐족과의 전쟁을 치르고 상황. 고려의 왕인 그는 원나라에 볼모로 잡혀 전쟁터에서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공을 세우고자 했다. 그러나 백안 장군과 탈탈(진이한 분), 탑자해(차도진 분)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왕유를 위시한 고려인들은 ‘화살받이’ 노릇밖에 할 수 없었다.

이에 그는 자신의 부하인 방신우(이문식 분), 박불화(최무성 분), 최무송(권오중 분) 등과 함께 묘안을 생각해 냈다. 돌궐족의 수장인 바토루 장군에게 접근해 신뢰감을 주고, 백안 장군과 바토루 장군 사이를 오가며 정보를 주고받아 교란을 시켜 기회를 잡으려 한 것. 결국 왕유는 돌궐족이 백안장군 무리를 잡고 승리감에 도취돼 있을 때 남아있던 고려인 군사들과 함께 돌궐족을 기습해 수장인 바토루장군의 목숨을 위협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같은 시기, 황궁 역시 전쟁터와 다름없었다. 앞서 황후 타나실리는 승냥이 모시고 있는 박 씨가 먹는 다과에 유산을 유도하는 팥꽃가루를 넣을 것을 지시했고, 승냥은 박 씨에게 이 사실을 알려 그를 지키고자 했다. 타나실리는 팥꽃가루를 사용해 박 씨를 유산시킨 후 궁 안에 소문을 퍼뜨려 박 씨가 거짓회임을 한 것처럼 꾸며 죽이려 했다.
이를 알아차린 기승냥은 겉으로는 타나실리의 편에 있는 척, 박 씨가 거짓회임을 한 것처럼 꾸몄다. 어의가 재진맥을 하겠다고 왔을 때는 박 씨의 손이 아닌 다른 인물의 손을 내밀어 유산이 된 것처럼 보이게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박 씨가 유산을 하지 않도록 돕는 한 편 타나실리 쪽에서는 그가 유산을 했다고 확신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사실 박 씨는 건강하게 아이를 품고 있는 상황. 승냥은 "벌려 놓은 판이 커질 수록 황후의 죄는 커진다"며 박 씨와 함께 기회를 노렸다.
뿐만 아니라 이들을 둘러싼 연철과 황태후(김서형 분)의 갈등 역시 커졌다. 황태후는 어떻게 해서든 박 씨가 아이를 낳고 후궁이 돼 자신과 황실, 황제에게 힘이 돼주길 바라고 있고, 연철은 타나실리를 이용해 자신이 지금 잡고 있는 권력을 유지하고자 했다. 때문에 연철은 황제 타환이 박 씨의 재진맥을 윤허하도록 강요했고, 황태후는 석고대죄까지 하며 이를 막기 위해 힘썼다.
이처럼 12회 '기황후' 방송에서는 무엇보다 각양각색 인물들이 펼치는 뛰어난 두뇌게임이 돋보였다. 특히 그 가운데 핵심적 인물인 왕유-기승냥의 활약은 눈부셨다. 더불어 뛰어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김서형-전국환의 맞대결 역시 쫄깃한 재미를 더했다. 날이 갈수록 흥미로워지는 '기황후'가 또 어떤 반전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낼 지 기대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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