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에서 논텐더 FA로 풀린 임창용(37)가 6년 만에 삼성 유니폼을 입을까.
임창용은 3일 컵스로부터 논텐더 통보를 받았다. 논텐더란 구단에서 계약할 의사가 없는 선수로 일종의 방출을 의미한다. 연봉조정 신청 자격을 얻은 3~5년차 선수들의 몸값이 부담스러울 경우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며 논텐더된 선수는 FA로 풀린다. 임창용은 메이저리그에서 1년만 뛰었기 때문에 이와는 다른 케이스.
임창용은 삼성의 임의탈퇴 신분으로 국내 무대에 복귀할 경우 무조건 삼성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서 임창용은 한국 선수다. 대단한 구위를 선보였던 선수고 최근까지도 공이 좋았다. 구위를 살펴보고 보직도 정해야 하지만 삼성에 돌아오면 당연히 큰 힘이 되지 않겠나"고 그의 복귀를 기대했다.

오승환의 일본 무대 진출 속에 삼성 계투진의 무게감은 떨어진 게 사실. 한국과 일본의 특급 소방수로 활약했던 임창용이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전력 상승 효과는 엄청나다. 단순히 전력 상승 효과 뿐만이 아니다.
삼성 투수라면 누구나 임창용을 롤모델로 여기고 있다. 임창용과 한솥밥을 먹었던 삼성 선수들은 "창용이형은 진짜 사나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창용은 마운드 위에 오르면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제압하는 냉정한 승부사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한없이 따듯한 형이라는 게 삼성 선수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말수는 적지만 후배들을 위한 마음 씀씀이가 남다르다. 삼성 마운드의 '원조' 정신적 지주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임창용의 삼성 복귀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임창용을 잘 아는 삼성 선수들은 "창용이형이 이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전 정신이 강한 그가 메이저리그 타 구단 입단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류 감독의 "창용아 삼성 올래"라는 마법의 한 마디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재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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