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삼보에 새로운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김동빈(18, 창원기계공고 3년)이 삼보의 종주국 러시아 유학이 확정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한삼보연맹(회장 문종금) 산하 마산 삼보종합체육관(관장 박기서) 소속 김동빈은 내년 9월 모스크바 국립체육대학 삼보과 입학이 확정됐다. 지난달 러시아어 능력 인증 시험인 토르플 1급 자격을 딴 김동빈은 내년 3월 고교 졸업한 후 바로 정식 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삼보 유학에 나선다.
이를 위해 김동빈은 지난 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 서비스관광대학교에 입학, 언어과정 수업을 받기로 했다. 9월에 학기가 시작되는 만큼 내년 3월까지 러시아어 실력을 좀더 늘여 강의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김동빈은 내년 9월 정식 입학까지 언어과정 수업과 삼보 기술 습득을 병행해 나갈 예정이며, 이후 졸업까지 러시아 유학생으로서 삼보 이론과 실전 공부에 매진하게 된다.
현지에서 만난 김동빈은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는 최초로 삼보를 배우기 위해 종주국 러시아 유학을 결심했기 때문이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도 함께 묻어났다.
김동빈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초등학교(마산 중리) 5학년 때 워낙 몸이 약해 시작한 삼보였다. 그런데 삼보의 매력과 함께 자연스럽게 러시아의 매력을 앞게 됐다. 이번까지 총 5번째 방문이지만 그 때마다 삼보는 내게 뭔가 다른 느낌을 줬다"고 유학 배경을 설명했다.
작년 4월이던 처음 러시아를 방문, 52kg급에서 외국인을 처음 상대했던 김동빈은 그 해 9월 러시아대통령배를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확실히 깨달았다. 특히 올해 1월 전지훈련을 겸한 대회에 참석하면서 러시아 유학을 결심했다.
계속 이기지 못하면서 패배의식에 젖지는 않았을까. 김동빈은 "처음에는 긴장된 상태에서 외국인과 상대해보니 기술 뿐 아니라 파워에서 밀렸다. 내가 모르는 기술 뿐 아니라 응용력까지 뒤진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3번째 대회 때는 '이겨보자' 하는 오기가 생겼다. 이후에는 상대와 상대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감이 생기더라"고 강조했다. 실제 김동빈은 이번 러시아 방문 기간 동안 50%가 넘는 승률을 기록했다.
김동빈은 "러시아어 공부는 관장님이 해보자고 제안을 해서 했다. 하지만 나역시 러시아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겼다. 삼보를 좀더 깊게 알고 싶었다"면서 "관장님과 함께 부산 러시안 스쿨을 꾸준하게 다닌 것이 큰 효과를 봤다"고 돌아봤다. 실제 김동빈은 왕복 최소 2시간이 걸리는 부산 러시안 스쿨로의 수업을 한 번도 빼먹지 않았다. 11월부터는 아예 매일 왕복했다.
김동빈은 러시아 코치를 통해 기술적으로도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다. "그동안 빅토르, 옥산나 등 러시아 코치님들이 직접 오셔서 가르쳐준 것이 많은 효과를 봤다"면서 "모스크바에서도 이 분들이 계시는 클럽을 방문하면서 삼보 기술을 좀더 발전시킬 것이다. 그래서 한국 삼보를 한단계 끌어올리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다짐했다. 또 "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행정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김동빈은 "양국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삼보대사가 되고 싶다"면서 "그래서 삼보를 생소하게 바라보는 시선부터 바꿔 놓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동빈의 러시아 입성 파급효과는 즉시 드러났다. 함께 모스크바를 찾은 전주 챔프 삼보체육관(관장 박도성) 소속 서지오(19, 원광대 1년)는 "동빈이가 러시아에 입학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면서 "직접 와서 보고 자심감이 생겼다. 군입대를 앞두고 있지만 제대 후 반드시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동빈과 같은 체육관 소속 김지환(16, 창원공고 1년) 역시 "현재 토르플 1급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면서 "동빈이형처럼 러시아 유학을 목표로 공부와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도 김한웅(14, 우림중 2년)과 강종원(17, 가포고)도 좀더 진지하게 러시아 유학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번 러시아 방문팀을 이끈 박기서 관장은 "동빈이의 뒤를 이어서 지환이가 준비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가능할까' 생각했지만 동빈이의 러시아 유학이 현실화 되면서 삼보를 지도할 수 있는 또다른 모멘텀이 됐다"면서 "잘 참아줘서 기특하고 대견하다. 훈련비는 마산 삼보종합체육관에서 전액 지원할 것이다. 좋은 스타트가 돼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모스크바 국립체육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세르게이 타바코프 세계삼보연맹(FIAS) 사무총장은 "삼보는 물질적인 도움을 각 연맹들에게 주지 않는다. 결국 각 연맹들이 제 갈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얼마나 삼보를 좋아하는지 중요하다"면서 "FIAS는 이런 삼보의 노력에 힘을 보태려 한다. 그런 면에서 (동빈이의 입학은) 잘된 일이며, 잘하고 있다. 아주 훌륭하다"고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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