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정화, 엄지원, 김민희 그리고 한효주까지. 올 한 해 스크린을 빛낸 여배우들이 가려졌다. 이 네 명의 배우들이 2013년 한 해 펼친 활약은 극장을 찾은 관객들을 즐겁게 했으며 앞으로 이들이 펼칠 또 다른 활약을 기대케 했다.
올 한 해 영화계의 모든 시상식이 마무리 된 가운데 대종상과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의 엄정화, 청룡상과 부일상의 한효주, 영평상의 엄지원, 그리고 여성영화인상의 김민희 등이 올 해를 빛낸 여배우로 선정됐다.
영화 '몽타주'의 엄정화는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0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안았으며 지난달 28일에는 여의도 63시티에서 진행된 제20회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에서 영화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2관왕에 올랐다.

유독 상복이 없었던 엄정화는 이로써 여우주연상 수상이라는 꿈을 이루게 됐다. 그는 대종상 여우주연상 수상 이후 무대에 올라 "정말 받고 싶었다"라는 소감을 말하며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 매번 연기적인 면에서 호평을 이끌어냈던 그였지만 유난히 상과는 인연이 없었던 그의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소감이었다.
'몽타주'는 15년 전 눈 앞에서 손녀를 잃어버린 할아버지(송영창 분)와 범인을 찾아 헤맨 엄마(엄정화 분), 15년간 미제사건에 인생을 건 형사(김상경 분)가 다시 나타난 유괴범을 쫓는 과정을 담은 작품. 엄정화는 극 중 딸을 잃은 슬픔에 갇혀 사는 엄마 하경 역을 맡아 가슴 절절한 모성애를 그려냈다.
한효주 역시 영화 '감시자들'로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지난 10월 4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22회 부일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지난달 22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개최된 제34회 청룡영화제에서 역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스크린에서 최고의 자리에 서게 된 한효주는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MBC 드라마 '동이'로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브라운관을 접수, 이어 스크린까지 모두 장악한 독보적인 여배우 반열에 오르게 됐다.
'감시자들'은 정체를 감춘 채 조직을 쫓는 감시 전문가들의 추적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로 그는 극 중 감시반 '꽃돼지' 하윤주 역을 맡아 냉철한 형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아낸 바 있다.
이밖에도 지난달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제33회 영평상에서 영화 '소원'으로 생애 첫 영화 여우주연상을 수상, 김민희는 영화 '연애의 온도'로 오는 5일 안국동 씨네코드 선재에서 열리는 2013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연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소원'에서 끔찍한 사고를 당한 딸에 대한 모성애 연기로 보는 이들을 감동케 했던 엄지원은 영평상 시상식에서 생애 첫 영화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고 눈물을 터뜨렸다.
미혼의 여배우임에도 불구, 큰 상처를 입은 한 가족의 엄마 미희로 연기변신을 시도했던 그는 극 중 외모적인 변신은 물론, 처절한 감정과 일상생활을 이어나가는 담담한 감정 등을 다양하게 복합시키며 '소원'에 큰 힘을 싣기도 했다.
김민희는 지난해 '화차'로 부일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는 로맨틱 코미디로 2년 연속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연애의 온도'는 3년차 비밀연애커플 동희(이민기 분)와 영(김민희 분)이 헤어진 후에 직장동료로 다시 만나 사랑했을 때보다 더 뜨거워진 에피소드를 담아낸 영화. 김민희는 극 중 장영 역을 맡아 현실 연애를 실감나게 표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화차'에서 소름 돋을 정도로 무서운 스릴러 연기를 해냈던 그가 이번엔 180도 이미지 변신, 밝고 당찬 성격의 여성으로 탈바꿈한 모습은 그간 그를 따라다닌 '연기력 논란' 꼬리표를 불식시키는데에 큰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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