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의 달인’이 오른발로 선제골을 뽑았다.
올 시즌 K리그 챌린지 우승팀 상주는 4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상협과 이승현, 이상호의 연속골에 힘입어 K리그 클래식 12위팀 강원FC를 4-1로 완파했다. 이로써 상주는 오는 7일 강릉서 펼치는 2차전서 최소 비기기만 해도 2시즌 만에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된다.
상주는 전반 4분 만에 악재를 맞았다. 미드필드의 핵심 하태균이 강원 문전에서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것. 결국 박항서 감독은 전반 10분 후보였던 이상협을 투입됐다. 공교롭게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상협은 전반 29분 강원 문전을 치고 들어갔다. 왼발의 달인으로 불릴 만큼 왼발슈팅과 크로스가 정확한 그다. 자연스럽게 강원 수비진들이 긴장했다. 이 때 왼발로 슈팅모션을 취해 상대를 속인 이상협은 방향을 바꿔 수비수를 제친 뒤 그대로 오른발 강슛을 날렸다. 20m 가량을 날아간 공은 그대로 강원 문전 오른쪽 상단에 꽂혔다. 벼락같은 선제골이었다.

이날 경기를 관전한 ‘원조 왼발의 달인’ 염기훈(30, 수원)은 “이상협과는 경찰청에서 같이 뛰어본 사이다. 나만큼 왼발을 잘 쓰는 친구”라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왼발의 달인이 오른발로 골을 뽑을 줄 누가 알았으랴. 이상협의 골은 상대의 약점을 역으로 찌른 지능적인 플레이였다.
이상협은 후반 44분에 팀의 네 번째 골을 완성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이상협의 골 잔치에 상주시민들은 K리그 챌린지 우승보다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이상협은 그야말로 이날의 영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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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