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섭섭하다".
채태인(31, 삼성)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채태인은 올 시즌 94경기에 출장, 타율 3할8푼1리(299타수 114안타) 11홈런 53타점 5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왼쪽 어깨 부상만 아니었다면 규정 타석을 채워 타격왕 등극도 가능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채태인이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잘 해줬다. 어깨 부상에서 복귀한 뒤 해결사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채태인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3할4푼5리(29타수 10안타) 2홈런 4타점 5득점으로 팀내 타자 가운데 최고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아쉽게도 한국시리즈 MVP는 박한이의 품에 안겼지만 채태인이 없었다면 삼성의 사상 첫 통합 3연패는 힘겨웠을지도.
채태인은 4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시원섭섭하다. 이 만큼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 상상도 못했는데 잘 했으니 기분은 좋다. 하지만 타이틀 하나라도 차지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채태인은 한국시리즈 MVP와 기량 발전상 수상을 기대했던 게 사실. 하지만 그의 간절한 바람은 통하지 않았다. "많이 기대했었는데 하나도 못 받았으니 아쉽다".
지난해 연봉에서 54.5% 삭감된 5000만원에 재계약 도장을 찍었던 채태인은 올 시즌 대폭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 활약도만 놓고 본다면 수직 상승 가능성은 높다. 억대 연봉 돌파는 확실하다. 자신의 역대 최고 연봉(2011년 1억3000만원)을 뛰어넘을 전망. 그는 "(연봉을) 많이 올려주면 좋지. 나 스스로 이번 연봉 협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채태인에게 내년 시즌 목표를 묻자 "나는 항상 목표를 세우면 못한다. 늘 똑같다. 지금의 모습처럼 마흔 살까지 야구하는 게 목표다. 물론 규정 타석은 채워야 한다.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그냥 올해처럼만 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채태인은 조만간 개인 훈련에 돌입할 예정. 예년보다 일찍 괌 캠프에 참가해 담금질에 나서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2007년 국내 무대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채태인이 내년에도 불방망이를 휘두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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