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라스’ 슬리피, 독한 MC들 자빠뜨린 예능새싹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12.05 07: 18

‘라디오 스타’가 또 한 명의 예능새싹을 탄생시켰다. 주인공은 힙합 듀오 언터쳐블 멤버 슬리피. 슬리피는 예상하지 못했던 강력한 예능 펀치를 날리며 독한 MC들이 배꼽을 잡게 했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이하 라디오 스타)에서 슬리피는 초반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 후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마치 시청자처럼 다른 게스트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가끔씩 물을 마셨다. MC 김구라는 조용히 있는데다 얼굴까지 낯선 슬리피에게 “어떻게 나왔지?”라고 의아해 할 정도였다.
특히 이날은 배우 최민수와 걸그룹 씨스타 멤버 효린 등 일명 ‘센’ 연예인들이 출연해 슬리피는 구석에서 이들을 지켜봤다. 슬리피의 분량은 여기서 끝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쯤 슬리피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정식으로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처음인 슬리피가 계속해서 소심하게 게스트들, MC들 눈치를 본 것이 발단이 됐고 슬리피가 드디어 입을 연 것. 슬리피는 “이사님이 힘들게 꽂아줬다”며 “진짜 뭐라도 해야 된다”며 애걸복걸 했다.
슬리피는 방송 시간 30분이 지나고 나서야 주목을 받았다. 아무 말 하지 못하고 가끔씩 물만 먹었던 슬리피에게 MC 김국진이 “물 마실 시간이다”고 말한 후 MC들이 관심이 슬리피를 향했고 슬리피는 어리바리하게 얘기를 시작했다.
그제야 구체적으로 자기소개를 했다. 힙합 가수로 활동, 마치 해외파인 것 같았지만 김구라와 같은 인천 출신이었고 슬리피는 김구라에게 “인천 출신 잘 챙겨주지 않냐”고 적극적으로 말했다.
MC들이 “래퍼인데 랩하는 걸 본적이 없다”고 하자 슬리피는 머뭇머뭇 거리며 눈치를 보더니 랩을 했다. 하지만 슬리피는 랩까지 눈치를 보면서 했고 갑자기 “누구 보냐. 카메라 보냐”고 물었다. 이에 MC들은 박장대소 하며 “신캐릭터다”라고 즐거워했다.
이어 슬리피는 마치 방언 터지듯이 얘기를 풀어놨다. 전 연인인 가수 화요비에 대해 시원하게 말했다. 슬리피는 MC 윤종신이 공개석상에서 뽀뽀를 한 것을 언급하자 “모든 무대에서 뽀뽀를 했다”며 “사귀자고 해서 사귀고 공개하자고 해서 공개했다. 그게 힙합이다”고 말해 출연진을 폭소케 했다.
이뿐 아니라 슬리피는 완벽한 개인기로 MC들을 사로잡았다. 과거 한번 선보였다가 악플을 받았던 빅뱅의 지드래곤 버전으로 소녀시대의 ‘지(Gee)’를 노래하는 걸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버벌진트, 다이나믹듀오의 개코, 빈지노 등의 특징을 정확하게 잡아 성대모사를 하자 MC들이 박수까지 치며 좋아했다.
슬리피는 첫 예능프로그램 출연임에도 이날 출연한 그 어떤 게스트들보다 제대로 확실히 깨알 같이 분량을 뽑아낸 게스트였다. 단지 자신의 분량을 확보한 게 아니라 의외의 예능감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까지 선사했다.
방송 말미 김구라가 “앞으로 섭외가 많이 갈 거다”라며 “‘진품명품’이라든지”라고 농담했지만 슬리피는 신선한 웃음을 보여줬고 또 다른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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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스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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