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윤석민(27)의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보직과 몸값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많다.
한동안 현지 언론에서 거론되는 빈도가 줄었던 윤석민의 MLB행은 물밑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현지에서는 윤석민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말을 인용, 6개 팀 정도가 윤석민과 접촉했다고 전하고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를 비롯,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보스턴 레드삭스, 필리델피아 필리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이 윤석민에 최소 한 번 이상은 관심을 드러낸 팀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중 윤석민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팀이 어딘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관심 정도에서 머물고 있는 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에이전트계 관계자는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보고 있는 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첫 출발치고는 꽤 뜨거운 관심이다. 윤석민이 ‘쇼케이스’로 불리는 추가 검증을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전반적인 능력과 몸 상태는 인정을 받았음을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윤석민 측은 오는 10일부터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릴 윈터미팅에서 선수의 가치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관심을 보이는 팀이 추가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윤석민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팀이 나올지는 미지수이나 적어도 선택지가 있다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불펜투수로 보는 팀은 제외하고 선발 보직을 향해 전진하면 된다. 여유가 있다면 팀 상황도 재볼 수 있다.
MLB에서 선발투수로 뛰는 것은 윤석민의 꿈이다. 또한 금전적인 측면을 생각해도 반드시 따내야 할 열매다.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는 기본적으로 시작하는 연봉이 다른 법이다. 현재 관계자들 사이에서 추측하고 있는 윤석민의 몸값은 최소 연 평균 500만~600만 달러(약 53~63억 원)다. MLB 경력이 전혀 없는 윤석민으로서는 비교적 좋은 대우라고 볼 수 있다. 명예와 실리, 그리고 윤석민의 자존심까지 모두 살릴 수 있는 조건이다.
현재 MLB FA시장의 과열 양상을 감안하면 윤석민의 몸값이 그렇게 비싸지도 않다는 시선도 있다. 시장상황도 고려 대상이다.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을 연봉 책정의 기준으로 삼기도 하는데 WAR 대비 연봉액은 올해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태”라면서 “대형 FA 투수들에 부담을 느낀 팀들은 틈새시장을 찾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계약 기간과 연봉 측면에서 부담이 크지 않은 윤석민의 가치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윤석민의 등 뒤에는 최고의 협상력을 가진 스캇 보라스가 버티고 있다. FA시장 최대어 중 하나였던 제이코비 엘스버리(뉴욕 양키스)의 대형 계약을 마무리한 만큼 이제 다른 고객들을 위해 뛸 전망이다. 어쩌면 윤석민에게 남겨진 것은 몸을 잘 만들어 성공적인 MLB 무대를 준비하는 것뿐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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