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2년 연속 '초스피드 연봉 협상' 모드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12.05 06: 58

넥센 히어로즈가 올해도 연봉 협상 1호를 배출했다.
넥센은 지난 4일 주전 유격수 강정호와 올 시즌 연봉(3억원)에서 40% 인상된 4억2000만 원에 2014 시즌 연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올 시즌 FA를 제외한 9개 구단 선수 중 가장 먼저 도장을 찍고 공식 발표를 마쳤다. 강정호는 2년 연속 1억2000만 원 인상이라는 두둑한 선물을 받았다.
넥센은 지난해에도 4번타자로서 타격 3관왕에 오르며 팀 창단 첫 시즌 MVP의 주인공이 된 내야수 박병호와의 연봉 협상을 첫 만남에서 단숨에 끝내며 리그 1호 연봉 재계약자를 만들어냈다. 박병호는 지난해 연봉(6200만 원)에서 약 255% 오른 2억2000만 원에 계약했다. 올해 그는 늦은 팀 훈련 합류로 협상 테이블에 늦게 앉지만 올해 역시 빨리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강정호를 필두로 박병호, 손승락, 김민성 등 올해 가장 큰 활약을 선보인 주축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소속 선수들과의 모든 협상을 가장 먼저 끝내버리는 것이 넥센의 목표다. 넥센이 이처럼 신속한 협상을 이어가는 데에는 히어로즈라는 독특한 경영 구조와 이장석 대표의 경영관이 담겨 있다.
넥센은 모기업을 따로 두고 있는 나머지 구단들과 달리 야구팀 자체가 기업인 독립 회사다. 넥센의 모든 의사 결정은 다이렉트로 이장석 대표에게 올라간다. 구단 내 의견을 수렴한 뒤 모기업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다른 구단들과는 달리 선수들과 구단의 의견만 맞으면 바로 도장을 찍을 수 있는 것이 넥센 구단의 특징이다.
그런 넥센을 이끌고 있는 이 대표의 철저한 성과주의도 연봉 협상의 속도를 앞당기고 있다. 넥센 관계자는 "대표님은 선수와 밀당을 하기 보다는 처음부터 액수를 딱 제시하는 스타일이다. 선수들도 처음에는 불만을 가지다가도 냉정하게 판단하면 그 액수가 맞다는 생각에 긴 갈등 없이 계약하게 된다"고 빠른 협상의 비결을 밝혔다.
지난 2010년까지 운영난에 시달렸던 것에 비하면 차츰 나아지고 있는 재정 상황도 구단과 선수 모두를 웃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창립 초기에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만들었던 넥센이었지만, 인상적인 구단 운영과 확고한 원칙 속에 야구계가 주목할 만한 성과물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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