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2군 고과제도,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2.05 10: 40

FA 시장이 끝났지만 겨울은 아직 진행 중이다. 연봉 협상이 남아있다. SK도 선수들과의 2014년 연봉 협상에 돌입했다. 그런데 작지만 의미가 있는 한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2군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이다.
9개 구단들이 2군 선수 및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연봉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SK도 2군 선수들과의 계약을 빠르게 끝내고 있다. 사실 이 시기는 별 진통이 없는 단계다. 구단에서는 제시액에 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최저 연봉(2400만 원) 근처를 받는 선수들이 많고 인상 및 삭감 요인 또한 크지 않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목소리도 작을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대다수 2군 선수들 연봉 협상 내용은 대개 100~200만 원 사이로 인상 및 삭감액이 조정된다.
때문에 하루에도 몇 명씩 일사천리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도 속도는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제시액을 두고 구단이 조금 더 고민하는 사례가 늘었다. 올해를 앞두고 2군 선수들의 연봉 시스템에 조금 손을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육성’을 팀의 가장 큰 기치로 내걸고 대대적인 육성 시스템 개편에 나선 SK는 연봉 고과에도 작지만 변화를 줬다. 그간 인정하지 않았던 2군 고과를 추가한 것이 눈에 띈다.

당초 SK는 퓨처스리그(2군) 성적에 대해서는 따로 고과를 매기지 않았다. 1군과는 달리 고과를 매기는 틀도 불분명했다. 1군에 한 차례라도 올라온 선수라면 고과가 있어 상대적으로 연봉 인상의 폭이 크지만 2군에만 있는 선수들은 평가 잣대가 없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이 기준을 만들었고 올해 연봉협상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물론 금액의 차이는 크지 않다. 약간씩 더 쳐주는 정도다. 2군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연봉은 한정되어 있는 탓도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동기부여 측면은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최저 연봉을 받는 선수들에게 100~200만 원의 돈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한 관계자는 “그간 퓨처스리그 고과가 없다보니 2군에만 있는 선수들은 경기에 대한 의욕이나 집중도가 아무래도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었다”라면서 “올해 연봉협상을 앞두고 2군 고과에 대한 내용을 선수들에게 충분히 설명했다. 예년에 비교하면 조금이라도 더 오른 선수들이 있다”고 전했다.
당장 시행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2군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몫도 늘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선수단 시설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그간 구단의 숙원사업이었던 2군 전용 숙소 및 훈련장을 강화군에 건설 중이다. 내년 내 완공이 목표다. 완공돼 정착 단계에 이르면 그간 송도LNG구장과 문학구장을 오고갔던 선수들의 훈련 집중도가 한결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곳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는 SK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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