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미안한 게 너무 많다".
한화 우완 투수 안승민(22)은 올 한해 고개를 들지 못했다. 프로 4년차로 데뷔 후 승승장구해온 그에게 2013년은 처음으로 브레이크가 걸린 해였다. 올해 18경기에서 3승4패2홀드 평균자채점 7.49로 가장 부진했고, 6월을 끝으로 어깨 통증 탓에 공을 던지지도 못했다.
하지만 한화는 안승민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여전히 만 22세로 젊은 투수로 1군에서 선발과 마무리로 실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은 김태균·최진행·이용규 등 간판 스타들과 함께 안승민을 사이판 재활 훈련 캠프에 보낼 정도로 그의 부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승민은 "구단에서 사이판으로 보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년 시즌 풀타임으로 뛰기 위해서는 앞만 보고 열심히 해야 한다. 나도 훈련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고, 구단에서도 마침 사이판행을 권유했다. 재활을 통해 몸 상태를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내년 스프링캠프 참가를 목표로 준비한다.
안승민은 지난 6월23일 잠실 두산전에서 어깨 통증을 일으킨 뒤 2군으로 내려갔다. 그 이후 1군에 돌아오지 못한 채 재활군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안승민은 "야구를 하며 처음으로 몸 아팠다. 운동하다 다친 것이지만, 나 스스로 반성할 부분이 있었다. 몸 관리의 중요성과 재활선수들의 기다림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올 겨울에는 훈련도 예년과 다르게 한다. 안승민은 "지난 3년과는 다르게 준비할 것이다. 작년까지는 개인적으로 캐치볼과 러닝 위주로 훈련했는데 올해는 웨이트와 보강 훈련으로 몸을 만들 것이다. 공도 서서히 세게 던져보며 상태를 체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년에는 풀타임 시즌 후 휴식의 의미가 강했다면, 올해는 내년을 위해 페이스를 조금 더 빨리 끌어올린다.
이처럼 안승민이 내년 시즌 부활을 벼르고 있는 것은 팀에 대한 미안함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는 구단 사장님·단장님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선후배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특히 구단에서는 연봉도 많이 주셨는데 중간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죄송했다. 부상이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안승민은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부진한 것은 죄송하지만 올해만 야구하고 말것이 아니다. 내년에도 야구를 하니까 미안한 마음을 갚겠다"며 "아프지 않고 1년 풀타임으로 뛰는 게 우선이다. 보직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어느 역할이든 소화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고 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승민은 올해 연봉 1억600만원으로 4년차 최고 연봉을 받았다.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올해는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그 시간을 통해 그는 더욱 성숙해졌다. 팀에 미안한 마음을 잊지 않은 안승민이 내년 시즌 명예회복을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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