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사퇴를 결정한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의 후임을 두고 몇몇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호곤 감독은 4일 서울 남산클럽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감독은 이날 간담회서 "우승에 실패한 책임을 통감한다.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겠다"라며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전했다.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던 울산이 최종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0-1로 패하면서 승점 1점 차로 우승을 놓친 부분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것.
하지만 2005년부터 울산에 부임한 김 감독은 2011년 리그컵 우승, K리그 준우승,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우승, 2013년 K리그 클래식 준우승 등을 달성하며, 울산을 제 2의 전성기로 이끌었다. 올 시즌도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도 김 감독은 적재적소에 알짜배기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했고 '마라톤 전략'을 고수하며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했으나 'K리그 클래식 우승'이라는 마지막 결실을 이루지 못하고 울산에서 보낸 5년을 마무리하게 됐다.

당장 다음 달 초 괌으로 전지훈련을 떠나야하는 울산은 하루빨리 김 감독의 후임을 결정해야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사퇴와 맞물려 후보자 몇 명의 이름이 빠르게 거론되고 있다. 이전부터 울산 감독 부임설이 돌았던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김현석 전 울산 수석코치, 조민국 울산현대미포조선 감독과 울산의 '레전드' 유상철 전 대전 시티즌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김현석 전 울산 수석코치는 김정남, 김호곤 감독 곁에서 팀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울산 레전드 출신이자 현재 울산 유소년 강화부장을 맡고 있어 울산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셔널리그의 강팀으로 자리매김한 울산현대미포조선을 이끌고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한 조민국 감독 역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유상철 전 대전 시티즌 감독도 울산의 레전드로서, 최근 불고 있는 40대 감독 열풍 속에서 세대교체를 위한 카드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허정무 부회장의 경우 꾸준히 울산 감독 부임설이 돌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일궈낸 허 부회장의 장점은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이다. 울산이 내년 ACL을 앞두고 있어 허 부회장의 풍부한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단, 허 부회장의 경우 협회 부회장으로서 임기가 남아있는데다 2014 브라질월드컵이 임박한 상황이다.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