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서 만난 김연아(23)는 그야말로 '점프의 달인'이었다. 쾌속의 활주에서 이어지는 누구보다 높은 도약과 정확한 회전수, 그리고 시원하게 내려선 후에야 실감하게 되는 비거리까지 명품 점프의 교본 그 자체였다.
그의 완벽한 점프가 다시 한 번 은반 위에 쏟아질 '쇼타임'이 다가왔다. 김연아는 오는 6일(이하 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리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올림픽 시즌 쇼트프로그램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쇼트프로그램 전날인 5일 열린 공개연습에서 베일에 싸여있던 김연아의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엿볼 수 있었다.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서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던 그의 말처럼, 김연아는 그의 전매특허인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작으로 트리플 플립과 이너바우어-더블 악셀까지 깔끔하게 소화했다.

남자 스케이터 못지 않은 도약과 비거리를 자랑하는 김연아는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은반 때문에 잠시 고전했지만 점프 포인트를 확실히 잡아나가며 연습을 마무리했다.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이제는 편안해보이기까지 하는 점프는 발등 부상으로 인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교과서 점프' 그대로였다.
김연아는 지난 시즌 NRW 트로피와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약 2년 만의 공백을 깨고 복귀했을 때도 예전보다 더 완벽해진 점프를 선보인 바 있다. 도약부터 착지까지 완벽하고, 플립과 러츠의 경우 그 누구보다 정석으로 소화하는 김연아의 점프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교과서 점프'다.
김연아 본인도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시즌을 준비하면서 점프가 편해졌다고 느꼈다"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최근 여자 싱글 스케이터들이 점프에서 매번 곤욕을 겪고 있는 점을 떠올려보면, '점프의 달인' 김연아가 점하고 있는 우위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부상에도 문제없이 여전히 우월한 점프를 선보인 김연아의 올 시즌 첫 무대는 6일 저녁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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