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일본 첫 공, 직구 던져보고 싶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2.05 14: 48

새로운 무대에 대한 설렘은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두려움은 없었다. 하던 대로 하겠다는, ‘돌부처’다운 각오다. “일본 무대 첫 공은 직구를 던져보고 싶다”라는 말에서 오승환(31, 한신)의 자신감과 당당함을 읽을 수 있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2년 총액 9억 엔(계약금 2억 엔, 연봉 3억 엔, 연간 인센티브 5000만 엔)에 계약한 오승환은 4일 국내에서 공식 입단식을 가지며 공식 행보에 돌입했다. 일본에서 뛰는 특급선수들에 못지않은 후한 대접을 받고 대한해협을 건넌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오랜 기간 최고 마무리 자리를 지킨 만큼 일본에서의 활약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일 서울 송파구 선수촌병원에서 만난 오승환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오승환은 소감에 대해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한신 선수들과) 같이 운동을 해봐야 정말 실감이 날 것 같다”라고 하면서도 성공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오승환은 ‘한신 팬들이 열성적이다’라는 걱정에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잘하면 별다른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당당한 태도를 드러냈다.

대형계약에서 볼 수 있듯이 오승환에 대한 한신의 기대는 크다. 당장 올해 확실한 마무리가 없어 고전했던 한신이다. 내년 성적의 일부분이 오승환의 어깨 위에 달렸다. 오승환도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서서히 시동을 걸 생각이다.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고 차분하게 몸을 만든 뒤 동료들과 융화를 거쳐 팀에 녹아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신감은 잃지 않는다. 오승환은 일본무대 성공의 조건 중 하나로 자신감을 손꼽았다. 오승환은 “평상시 운동할 때나 생활할 때 그런 자신감이 티가 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일상생활에서는 겸손한 자세를 강조하면서도 “마운드에서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역사적인 일본무대 첫 공에 대해 조심스레 ‘직구’를 입에 올린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오승환은 “포수의 리드를 믿어야 한다. 연구를 많이 했을 테고 쉽게 내는 사인은 절대 아닐 것”이라면서도 “첫 공은 아무래도 직구를 던지고 싶다”며 피해가는 피칭은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150㎞를 상회하는 빠른 구속에다 묵직함까지 동시에 갖춘 직구는 지금의 오승환을 만든 원동력이었다. 자신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구종이기도 하다. 자신의 능력을 믿는 오승환이 당당하게 일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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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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