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들짝 놀란 일본, “오승환, 혁명적 마무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2.05 15: 07

오승환(31, 한신 타이거즈)의 당당한 각오에 일본이 화들짝 놀란 분위기다. 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오승환의 각오가 일본까지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혁명적 선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2년 총액 9억 엔(계약금 2억 엔, 연봉 3억 엔, 연간 인센티브 5000만 엔)에 계약한 오승환은 4일 국내에서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 특급 대우를 받고 입단한 만큼 일본 언론의 관심도 지대하다. 오는 13일 일본에서 공식 입단식이 있을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일본 취재진이 4일 방한해 오승환의 첫 한신 유니폼 착용을 지켜봤다.
한신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손에 꼽히는 인기 팀이다. 그만큼 언론들의 관심도 높다. 그런 일본 언론들이 이날 가장 놀란 것은 오승환의 ‘4이닝’ 발언과 ‘연투’에 대한 자신감으로 보인다. 오승환은 이날 “한국에서 4이닝까지 던져봤다. 더 던질 수 있다. 연투에 대한 부담도 없다. 이런 점에 있어선 다른 마무리투수보다 자신 있다”며 “마무리투수는 한 시즌 동안 항상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일주일 동안 6경기도 나가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산케이 스포츠와 데일리 스포츠 등 일본 언론들은 이 발언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일본에서 생각하는 마무리상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 마무리 투수들은 1이닝 이상을 던지는 일이 거의 없다. 3일 연투도 특별한 일이 아니면 자제하는 스타일이다. 철저히 보호되는 포지션이다. 이에 대해 데일리 스포츠는 “오승환이 일본 야구계의 상식을 뒤집는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언급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일본에서는 긴 정규시즌을 버티려면 마무리 투수의 소화 이닝은 1이닝 이하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게 상식이다. 2010년 후지카와 큐지가 초반부터 무리한 까닭에 막판 구위가 떨어졌고 결국 한신은 그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주니치에 리그 우승을 내줬던 기억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1이닝 이상도 상관없다”라는 오승환의 당당함은 관심을 끌 만하다. 데일리 스포츠에 따르면 나카무라 한신 단장도 “일본 야구계의 상식을 뒤집어 줄 듯한 느낌이 든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데일리 스포츠는 오승환에 대해 “말의 여러 곳에서 취재진을 압도하는 말투, 승리에 대한 욕구, 마무리 투수로서의 자존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오승환에 대한 강한 인상을 총평했다. 일단 시작부터 일본을 놀라게 하는 데는 성공했다. 이제 실력으로 이를 이어가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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