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재활’ 성영훈, 다시 일어서는 '최대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2.06 06: 03

“고교 졸업 후 정상 컨디션으로 던졌던 적이 없던 것 같아요. 제 스스로 자신감을 갖지 못했던 데 대해 창피하기도 했고”.
아마추어 역사 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평을 듣던 거물 유망주. 그러나 첫 2년 간은 부상과 밸런스 붕괴로 인해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찍 공익근무로 병역 의무를 마쳤으나 이번에는 어깨 통증으로 인해 휴지기를 가졌다. 아직 젊고 전도유망한 유망주. 성영훈(23, 두산 베어스)이 다시 프로 투수로서 스타트 선상에 섰다.
성영훈은 덕수고 시절 또래들은 물론 아마추어 역사 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으로 평가받은 대형 유망주다. 2008년 캐나다 청소년 야구 선수권 우승 주역인 성영훈은 그해 4월 일찌감치 두산의 1차지명으로 선택받아 계약금 5억5000만원을 받았고 2009년 데뷔했다. 그러나 첫 2년 간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고전하다 결국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2년 간 공익근무로 병역을 해결했다. 2010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씩씩하게 던지며 미래를 기대하게 했으나 그 기회에서 팔꿈치 인대가 끊어지고 말았다.

그의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전지훈련에 합류했으나 어깨 통증으로 인해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 귀국했던 성영훈은 계속 어깨가 좋지 않아 퓨처스리그 실전 등판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재활군에 있었다. 시일이 꽤 지난 후 어깨 인대가 약간 손상되었다는 진단을 받은 성영훈은 최원호 피칭연구소장, 김병곤 스포사 피트니스 대표의 도움 속 어깨 유연성을 갖추고 근력 회복 등의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
“약간의 손상이 있었어요. 그리고 공익 2년 간 실전 공백이 있다보니 유연성이 떨어지기도 했어요. 마음은 ‘뛸 수 있다’라고 되뇌었는데 생각보다 제 유연성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지난 8월 쯤 다시 하프피칭을 했는데 어깨 근력 회복이 잘 안 되었어요. 솔직히 말해 체념 상태에 놓여서 이곳에 왔는데 (김)재환이 형이 어깨 수술 후 이곳에서 성공적으로 재활을 하기도 해서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재활 중입니다. 지금은 가까운 거리에서 공을 던지고 있고 조만간 20m ITP(Interval Throwing Program)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첫 2년 간 성영훈은 야구에 열심히 매달렸다. 그러나 아픈 팔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선수 본인도 부담을 갖고 있던 것이 사실. 2년 간 성영훈의 1군 통산 성적은 24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4.33이다. 이미 고교 2학년 시절 152km의 직구를 던졌던 성영훈이지만 2010시즌에는 140km 이상을 던지는 것도 어려워했다. 그해 스프링캠프서 팀 내 최고 구위를 자랑하던 성영훈이었다.
“전지훈련 마지막 연습경기 때 9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뭔가 말려들어간 느낌이었어요. 그 이후 밸런스가 제 스스로도 아쉬웠습니다. 힘껏 던져도 직구가 136km가 나왔는데 지인 분은 ‘슬라이더 좋더라’라는 말씀을 하셔서 웃지도 울지도 못했지요. 페넌트레이스 동안은 자신감이 없었어요. 창피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제 자신을 스스로 창피해 했던 것이 컸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전격 합류한 뒤 성영훈은 주눅들지 않고 자신있게 던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 팔꿈치가 안 좋았던 상황에서 성영훈은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근성을 비췄다. 비록 4차전 투구 중 팔꿈치 인대가 끊어지는 불운을 맛보았으나 프로 데뷔 후 성영훈이 가장 저돌적으로 던진 경기였다.
“박석민, 조영훈(NC) 선배와의 대결 쯤에서 팔꿈치 인대가 끊어졌어요. 불펜에서 몸을 풀 때는 아프지 않았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직감을 하기는 했습니다. 박석민 선배 상대로는 초구 직구가 141km로 높게 떴고 조영훈 선배 초구 직구도 높게 갔어요. ‘아,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최대한 낮게 던지려고 노력했고 끊어지기 직전까지도 제가 나선 그 이닝은 반드시 제 손으로 끝내고 싶었어요”.
안 좋은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인지 성영훈의 표정은 잠시 굳어졌다. 선수의 기분을 풀 겸 ‘선미도 솔로 컴백했으니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았나’라며 농을 던지자 그는 도리어 당황했다. 성영훈은 선미의 원더걸스 시절부터 광팬으로 알려졌기 때문. “여전히 팬이기는 한데 그 때만큼 광적이지는 않아요”라며 손사래를 친 성영훈이다.
“고교 졸업 후 정상 컨디션으로 던져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누구나 100%의 힘으로 모든 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만. 제 자신에게 창피하지 않기 위해 확신이 섰을 때 1군 무대에서 제 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훨씬 더 성숙해진 청년은 밝은 내일을 꿈꾸며 움츠렸던 어깨를 다시 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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