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넉살 참 좋다! 능수능란한 입담으로 공공장소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도 친근하게 통성명을 하고 명함을 요청한다. 지인을 통한 우연한 만남도 인맥으로 만드는 순발력과 능청스러움이 여러모로 대단하다. 이러니 어린 나이에도 ‘보험왕’이란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 납득이 간다.
그러나 어딘지 의심스러운 이 남자. 그가 운동을 핑계로 집을 나선 늦은 밤, 귀가하던 여성이 또다시 둔기에 맞아 쓰러지는 범죄가 발생했다. 이러니 윤두준의 진짜 정체에 궁금증이 들 수밖에.
지난 5일 방송된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에는 구대영(윤두준 분)이 자신의 직업을 캐묻는 이수경(이수경 분)에게 보험회사에 다니고 있음을 고백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금까지 수경은 필요 이상으로 넉살좋은 이웃 청년 구대영을 경계하며 지켜봤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윤진이(윤소희 분)에게는 대영이 의심스러우니 조심하라고도 단단히 일러뒀다.
그러던 중 수경은 진이의 제안으로 대영과 식사를 하게 됐다. 이 자리에서 수경은 대영에게 “대체 뭐하는 사람이냐”고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대영은 직장을 다닌다고 대답하면서도, 회사 이름은 나중에 천천히 알려주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에 수경은 자유 시간이 많은 대영의 생활패턴을 지적, 대영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결국 발끈한 대영은 “제가 다니는 회사는 출퇴근이 자유롭다. 보험회사다”라며 보험왕 트로피까지 보여주며 자신의 직업을 증명했다.
특히 대영은 자신이 보험회사에 다닌다고 하면, 부담스러워하고 거리를 두려는 사람들 때문에 친해지기 전까지는 직업을 밝히지 않는다고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대영은 수경에게 보험을 들 것을 능청스럽게 제안, 본색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구대영의 모습은 그가 밝은 성격에 친화력까지 뛰어난 청년임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문제는 구대영이 인증한 트로피에 피가 묻어있는 듯한 장면과, 구대영이 운동을 핑계로 집을 나선 사이 흉흉한 범죄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만 노린 범인의 인상착의는 운동을 나가던 구대영과 비슷해 그의 진짜 정체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물론 벌써부터 구대영을 범죄자로 낙인찍기에는 증거가 너무 대놓고 직접적이다. 제작진은 이웃에 사는 착한 청년이 어쩌면 범죄자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던지며 시청자들과 밀당을 시작하는 것 같다. 특히 ‘식샤를 합시다’가 1인 가구의 생활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는 만큼, 범죄에 노출된 홀로 사는 여성들의 불안한 심리를 대변할수도 있을 터.
먹방의 향연으로 침샘을 자극하는 ‘식샤를 합시다’가 사회문제와 결합했을 때, 과연 어떤 그림이 그려질 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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