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연기자 윤두준(비스트)이 보는 이를 새삼 놀라게 한다. '연기를 원래 저렇게 자연스럽게 잘 했나?'란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로 능청스럽고 재미나게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
윤두준은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에서 자취 9년차 1인 가구의 삶을 살고 있는 구대영으로 열연 중이다. 오랜 기간 혼자 산 만큼 '나혼자 산다'의 지혜가 삶의 곳곳에 묻어있는데 이는 황당하면서도 신선하고,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세탁소에 옷을 맡겨놓고 다니면서 집 주변 맛집은 훤히 꿰고 있는 구대영은 다소 이중적인 인물이다. 한량같은 백수 같으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정보력이 상당하고, 성욕이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말하면서도 은근 여자를 다루는 기술이 보통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방송 전부터 궁금증을 낳았던 '먹방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첫 방송에서부터 자장면과 탕수육을 먹는 신으로 보는 이의 혼을 빼놓았다. 찰진 먹방과 함께 같이 음식을 먹고 있는 윤진이(윤소희)가 "오빠 왜 갑자기 목소리가 달라져요?"라고 물을 정도로 음식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는 웃음을 선사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캐릭터의 맛이다.
이런 구대영은 알 듯 모를 듯, 오묘하고 미스터리한 매력으로 가득하다.
5일 방송에서 그의 정체가 공개됐는데, 이 역시 말끔하지는 않다. 여주인공 이수경은 필요 이상으로 넉살좋은 구대영을 의심의 눈빛으로 지켜봤고, 이에 더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윤진이가 대영을 좋아하는 눈치라 더욱 날을 세웠다.
수경은 대영과 우연히 식사를 하게 되자 “대체 뭐하는 사람이냐”고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영은 “직장 다닌다. 회사명은 나중에 천천히 알려주겠다”고 직접적인 대답을 피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수경은 대영의 생활패턴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출퇴근이 그렇게 자유로운 회사가 대체 어디 있냐”고 쏘아붙였고 이에 대영은 “제가 다니는 회사는 출퇴근이 자유롭다. 보험회사다”라며 보험왕 트로피까지 보여줬다. 미스터리가 코믹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하지만 피 묻은 트로피와 함께 다시 살인사건 암시가 등장하며 스릴러 분위기로 전환, 대영의 '진짜 모습'에 더욱 궁금증을 낳게 했다.
구대영으로 분한 윤두준은 아이돌 출신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연기자로서의 역량을 드러내고 있다. 그간 '몽땅 내사랑, '아이리스2',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 등에 출연한 그의 포텐이 터졌다는 반응. 방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윤두준이 자기한테 딱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났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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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샤를 합시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