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23)가 부상 복귀 무대에서 완벽한 연기로 그동안의 우려를 훌훌 털었다.
김연아는 6일(이하 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8.37점과 예술점수(PCS) 35.00점을 받아 합계 73.37점을 받아 사실상 1위를 확정지었다.
이날 김연아가 기록한 73.37점은 2013-2014시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 10월 아사다 마오(일본)가 그랑프리 시리즈 1차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기록한 73.18점. 김연아는 아사다가 기록한 점수를 넘어 올 시즌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을 기록하며 부상 우려를 씻고 명실상부한 '피겨여왕'임을 증명했다.

당초 소치동계올림픽의 전초전으로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을 계획했던 김연아는 오른쪽 발등 중족골 미세손상으로 대회 불참을 결정했다. 부상의 원인은 고된 훈련 때문이다. 남자 스케이터 못지 않은 비거리와 도약을 자랑하는 김연아는 점프를 뛸 때마다 발등에 무리가 갔고, 이로 인해 뼈에 피로가 쌓여 통증이 생겼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김연아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앞두고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랑프리 시리즈를 건너뛰고 휴식을 취하며 몸상태를 최고로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뒀다. 김연아는 깁스를 하지 않은 채 가벼운 재활을 병행하며 상태를 원래대로 돌렸고, 트리플 점프를 포함, 훈련을 계속할 수 있는 상태까지 몸을 만들었다.
하지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새 프로그램으로 교체한 만큼, 리허설이 필요했다. 새 프로그램을 실전에서 테스트해 볼 단 한 번의 리허설이 필요했던 것. 김연아는 지난 시즌 1년 8개월의 공백을 깨고 복귀했을 때처럼, B급 대회 하나를 골라 시험무대로 삼기로 결정했고 그 결과 동유럽이라는 장점이 있는 크로아티아가 그의 리허설 무대로 선택받았다.
크로아티아 출국 직전, "지금 몸상태는 8~90%"라고 밝힌 김연아는 "아직 체력이 완전치 않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개연습 첫날에는 부상 부위에 신경쓰는 모습도 보였지만, 김연아는 역시 익숙한 컴페티션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실전의 강자였다. 우월한 점프와 특유의 풍부한 표현력으로 거침없는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이날 자신의 올 시즌 첫 무대를 클린으로 장식하며 부상 우려를 훌훌 털고 소치 청신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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