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포스팅 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개정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보게 된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다나카 마사히로(25)의 잔류 교섭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은 6일 오후 “타치나바 요조 사장이 다나카가 다음 시즌에도 필요한 선수임을 분명히 했다”면서 다나카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행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타치나바 사장은 “다나카는 내년에도 우승하기 위해 필요한 선수다. 우선은 잔류에 대한 협상을 해 의사를 확인하겠다”라고 밝혔다. 라쿠텐은 다나카 측과 2~3일에 한 번씩 만나 의사를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된 미·일 포스팅 시스템은 포스팅 금액에 상한선을 두는 대신 종전의 단독 협상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큰 골자다. 일본 구단이 포스팅 금액을 정해두면 모든 팀들이 그 금액에 대해 입찰할 수 있고 선수는 입찰한 구단들 모두와 개인 협상을 벌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해 입찰조차 할 수 없는 '스몰 마켓'팀들의 의견이 반영됐다. 만약 일본 구단의 포스팅 금액에 입찰하는 팀이 없으면 포스팅은 무산된다.

다나카와 같은 선수들에게는 호재다. 현재 거론되는 포스팅 상한선은 2000만 달러(약 212억 원) 정도다. 연봉 협상에서는 결국 빅마켓 팀들의 잔치가 예상되나 이론적으로 MLB 30개 팀 모두가 달려들 수 있다. 다나카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고 경쟁으로 인한 몸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사실상의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라쿠텐은 아무리 많아도 2000만 달러밖에 받을 수 없다. 이는 종전 시스템에서 거론되던 최대 7500만 달러(약 794억 원)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라쿠텐 내부에서는 이에 대해 “그 돈을 받을 바에는 차라리 내년 일본시리즈 2연패를 위해 다나카를 잡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쿠텐이 포스팅 절차를 허락하지 않으면 제도상 다나카가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다나카가 워낙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라쿠텐도 다나카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여론도 부담이다. 한편으로는 2년 뒤 다나카가 진정한 FA 자격을 얻어 미국 진출에 도전할 경우 라쿠텐은 손에 쥐는 것이 한 푼도 없다. 진퇴양난에 빠진 라쿠텐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되는 가운데 개정안 최종 합의는 다음주 초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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