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에서는 강한 정신력이 있어야 한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한 오승환(31)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오승환의 한신 입단 계약 조인식이 열린 지난 4일. 약 20개의 일본 매체가 오승환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13일 일본에서 공식 입단식이 있지만 그들은 "한신의 오승환을 처음으로 보고 싶었다. 조인식이 공개적으로 열린 것도 이례적이라 취재를 왔다"고 방한 이유를 밝혔다.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 한신에 입단하는 선수는 오승환이 처음이다. 그 만큼 한신에서도 한국에서 총 277세이브를 기록하고 일본으로 건너오는 한국 최고의 마무리 오승환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해까지 한신에서 활약했던 후지카와 규지(시카고 컵스)와 자주 비교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승환이 일본에서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이날 조인식을 찾은 '스포츠 호치'의 사카타니 유 기자에게 질문을 던지자 그는 대뜸 "한신은 팬들이 무섭다"고 했다. 사카타니 기자는 "한신은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구단이고 특히 팬들의 힘이 센 팀"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오승환의 공 한 개, 한 경기의 성적이 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을 스스로 견뎌야 한다는 뜻이다. 사카타니 기자는 "지난해 WBC 취재를 와서 사직구장 팬들을 봤다. 한국 선수들은 사직 팬들에게 적응돼 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신에서도 강한 정신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오승환은 합격점이다. 원래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가 없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돌부처'다운 멘탈은 일본 기자들도 신기해할 정도. 사카타니 기자는 "오승환은 일단 그 점에서 한신에 어울리는 선수다. 팬들의 반응에 쉽게 흔들려서는 안되는데 특히 잘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이제 한국 무대를 넘어 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그는 이미 "일주일에 6번도 등판할 수 있다"는 각오를 조인식에서부터 던지며 일본을 매료시켰다. 낯선 무대에 서는 그가 한신의 극성팬들을 넘어 일본에서도 '돌부처'로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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