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복자' 선동렬-임창용, 오승환에 한 조언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2.07 07: 09

또 한 명의 한국 최고 마무리가 일본 정복의 꿈을 가슴에 품고 있다. 오승환(31, 한신)이 그 주인공이다. 그렇다면 그 전임자이자 오승환과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과연 무슨 말을 했을까.
한신 타이거즈 입단을 확정지은 오승환은 지난 4일 서울에서 입단식을 갖고 본격적인 ‘한신맨’으로서의 발걸음을 내딛었다. 한국 최고 마무리로 군림했던 오승환의 활약상에 한·일 모두 비상한 관심을 내비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과정에서 전임자들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선동렬 KIA 감독과 임창용이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들은 일본으로 건너가 좋은 활약을 한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선 감독과 임창용이다. 선 감독은 1996년 주니치에 입단해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첫 해는 부진했으나 두 번째 시즌부터 명불허전의 투구를 선보여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4년 통산 98번이나 팀의 승리를 지켜내며 국보의 자존심을 지켰다.

임창용은 팔꿈치 수술 후 과감하게 일본을 택했다. 야쿠르트에 입단할 때는 계약금도 없이 2년간 연봉 3000만 엔이라는 헐값에 갔지만 그 후 맹활약을 선보이며 야쿠르트의 마무리 보직을 꿰찼다. 4년 동안 128세이브를 올리며 한국 선수로는 일본 무대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수확한 선수로 기록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인물은 오승환과의 인연이 특별하다. 선 감독은 오승환의 마무리 자질을 일찌감치 꿰뚫었던 지도자다. 선 감독의 눈과 배짱이 없었다면 오승환의 수호신 등극은 그 시기가 더 늦춰졌을지도 모른다. 임창용은 사실상 오승환의 전임자로 두터운 친분을 과시한다. 지금도 오승환이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이자 형으로 주저 없이 임창용을 뽑을 정도다.
두 인물은 오승환의 한신 입단 후 몇 마디 말을 건넸다. 오승환은 “언론사 주최 시상식 때 선 감독님을 뵙고 인사를 드렸다. 특별한 말씀을 없으셨는데 ‘무리하지 말고 해왔던 것처럼만 하면 일본에서도 잘할 것이다’라고 덕담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들뜨거나, 혹은 너무 긴장하지도 말고 지금의 오승환을 이어가라는 주문이었다.
오승환도 이 말을 가슴 속에 새기고 있다. 오승환은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라고 하면서도 “오버페이스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하던 대로 하겠다. 훈련 진도도 예년과 엇비슷하다”라고 설명했다. 구종 추가에 대해서도 “커브는 예전에 던졌던 구종이다. 체인지업도 던질 수 있다.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못 던지는 구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잘해야 겠다는 생각에 구종 추가를 욕심내기보다는 지금의 상황을 보완하고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선 감독의 바람과 일치한다.
임창용은 오승환의 한신 입단이 확정되자 가장 먼저 전화를 건 인물 중 하나였다. 오승환은 “(임)창용이형을 비롯, 삼성 동료들이 가장 먼저 축하 전화를 해줬다”라고 고마워했다. 친분에 걸맞은 신속대응(?)이다. 하지만 임창용은 오승환에게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선배이자 일본무대에 먼저 몸담았기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을 법한 임창용이다. 그렇다면 왜 그랬을까.
오승환은 이에 대해 “원래 창용이형이 많은 말을 하지는 않는 스타일이다”라고 빙그레 웃었다. 후배지만 오승환에 대한 기량, 그리고 스타일에 대해서도 충분히 존중하는 선배가 임창용이다. 임창용은 오승환에게 경기 내적인 것보다는 일상생활에 대한 조언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오승환은 임창용을 조를 기세다. 오승환은 “12월 중순부터 괌에서 같이 훈련을 하는데 이것저것 많이 물어봐야겠다”라고 괌 캠프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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