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日 끝판대장’ 오승환이 꿈꾸는 2015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2.07 13: 13

일본 무대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가득찬 오승환(31, 한신)이다. 누군가는 그 성공의 잣대를 수치로 재단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오승환이 꿈꾸는 장면은 따로 있다. 한신과의 계약이 끝나는 2015년 이맘때, 오승환은 일본의 ‘끝판대장’으로 공인되는 순간을 그리고 있다. 그 목표를 향해 뛴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오승환은 최근 한신과 2년 총액 9억 엔(계약금 2억 엔, 연봉 3억 엔, 연간 인센티브 5000만 엔)의 특급 계약을 맺었다. 올해 마무리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신은 오승환이 우승 탈환을 위한 수호신이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오승환이다. 오승환은 “(동료들과) 같이 연습을 해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 (13일) 일본에서 입단식을 하면 한신 이적이 더 와닿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삼성의 푸른 유니폼 외에 처음으로 입어보는 유니폼인 만큼 아직은 낯선 모양이다. 하지만 낯설음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넘친다. 오승환은 “오버페이스 없이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수치적인 구체적 목표를 말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일본 언론에서는 세이브 수치에 매달리고 있지만 오승환은 그에 대한 확답을 미뤘다. 일단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고 그렇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겠느냐라는 태도다. 47세이브를 해도 경기 내용이 나쁠 수 있고, 30세이브를 해도 철벽의 면모를 과시할 수 있는 게 야구다. 정작 오승환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은 따로 있다. 바로 모든 관계자들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오승환의 등판은 곧 경기의 종료를 의미했다. ‘끝판대장’이라는 별명도 그래서 생겼다. 오승환은 “가끔 인터넷을 보는데 9회에 내가 나오면 타 팀 팬들은 경기가 끝이라는 말씀들을 하곤 하시더라”라고 하면서 “국내 팬들이 느꼈던 그 감정을 일본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목표다.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싶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요약하면 ‘일본판 끝판대장’이 되는 것이다.
쉽지 않은 목표이기에 오승환의 투지는 더 불타오른다. 예년과는 다른 기분으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도 “기대가 된다”라고 했다. 오승환은 “팬, 미디어, 그리고 동료 선수들에게도 인정받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2년 뒤에는 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지 않겠는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오승환이 자신의 목표를 이룬 채 2015년 겨울 더 큰 꿈을 꿀 수 있을까. 그 힘찬 도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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