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스 마법’ 이제 추신수 주문 외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2.07 07: 12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에이전트라는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선수에게는 ‘천사’, 구단에는 ‘악마’라는 말도 틀린 것이 아니었음이 증명됐다. 스캇 보라스가 그 위용대로 FA시장에 마법을 부리고 있다. 이제 그 마법이 향하는 선수는 추신수(31)다.
메이저리그(MLB) FA시장이 폭발하고 있다. 최대어들이 속속 계약을 맺으면서 클라이막스로 가는 분위기다. 외야 최대어로 불렸던 제이코비 엘스버리가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3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으면서 불이 붙었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최대어 로빈슨 카노가 시애틀과 10년 2억4000만 달러라는 MLB 역대 공동 3위에 해당되는 거액을 써내렸다.
전반적으로 몸값 인플레가 심하다는 지적이지만 선수들에게는 최고의 FA시장이다. 그리고 이제 FA시장에 남은 최대어는 단연 추신수다.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을 사실상 유일한 선수로 지목된다. 그리고 그의 에이전트는 보라스다. 이미 엘스버리에게 거대 계약을 안겨주며 한 페이지를 정리한 보라스는 이제 두 번째 페이스에 바쁘게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다.

보라스의 능력은 엘스버리의 계약에서 또 한 번 검증을 마쳤다. 외야 최대어로 불리기는 했지만 엘스버리는 사실 의구심도 있었던 선수였다. 부상 경력으로 대변되는 내구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 여기에 장기계약을 맺을 경우 계약 후반에는 엘스버리의 장점인 기동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나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보라스는 이를 비웃었다. 시중의 예상보다 더 높은 가격에 엘스버리를 양키스로 이적시키는 데 성공했다. 현지에서는 엘스버리의 계약이 또 하나의 고객인 추신수 계약을 위한 복선 중 하나라는 평가도 내리고 있다. 최대어인 엘스버리를 먼저 이적시켜 외야가 급한 나머지 팀들의 애간장을 추신수로 집중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되면 경쟁이 붙고 추신수도 엘스버리와 비슷한 몸값까지 뛰어오르는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게 됐다.
시장 상황은 매우 유리하다. 시장에는 여전히 외야 보강을 노리는 팀들이 많다. 메츠가 커티스 그랜더슨과 4년 6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으며 철수했으나 더 큰 시장이 많다. 텍사스, 디트로이트, 보스턴은 물론 카노를 붙잡지 못한 양키스도 여유 자금으로 추신수 영입에 나서고 있다. 보라스로서는 특유의 ‘만만디 작전’을 써도 크게 손해 볼 것이 없는 구조다. 어쩌면 FA시장이 보라스의 구상대로 흘러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추신수의 해피엔딩이 확실시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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