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 용병타자, 드러나는 윤곽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2.07 10: 40

팀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메울 수 있는 외국인 타자 영입 계획도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는 법은 거의 없는 만큼 영입설은 상당 부분 진척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인 선수 제도 변경에 의해 2년 간 자취를 감췄던 외국인 타자 출현이 확실한 가운데 각 팀은 속속들이 구단이 원하는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선수를 찾아내고 있다.
최근 한 베네수엘라 신문은 “휴스턴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어 있는 테임즈가 최근 한국 구단인 NC와 계약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2011년 토론토에서 빅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테임즈는 그해 95경기 2할6푼2리 12홈런 37타점을 기록하며 일발장타력을 과시했다.테임즈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81경기 2할5푼 21홈런 62타점. 올 시즌에는 마이너리그에서 98경기 2할8푼3리 10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최근까지 테임즈는 휴스턴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어 있었으며 젊은 나이(1986년생)에 뛰어난 힘을 갖추고 있어 NC 타선의 파괴력을 확실히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외야진이 김종호-이종욱-나성범으로 갖춰진 NC에서 테임즈가 1루 수비를 볼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 지명타자로 출장한다면 베테랑 이호준과의 포지션 중첩을 피할 수 없다.

뿐만 아니다. 이미 브랜든 나이트-앤디 밴 헤켄 검증된 원투펀치와 재계약에 합의한 넥센의 경우 올 시즌 이대호와 함께 일본 퍼시픽리그팀 오릭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비니 로티노와 상당 부분 근접했다는 설이 있다. 로티노는 메이저리그 시절 투수를 제외한 거의 전 포지션을 소화하던 유틸리티 플레이어. 일본에서는 외야수로만 출장했다.
이에 앞서 넥센 측은 “외국인 타자는 좋은 공격력을 갖춘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택근-유한준-문우람-이성열 등을 보유한 넥센은 정수성의 은퇴, 장민석(개명 전 장기영)의 두산 트레이드로 약간의 공백이 생겼으나 만일 영입설처럼 로티노를 데려온다면 외야 공백이 거의 없어진다. 지난해 일본에서 37경기 2할6리 4홈런 8타점에 그친 부분은 아쉽지만 로티노는 이전부터 선구안과 팀워크 면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선수라 잘 적응한다면 한국 무대 성공작이 될 가능성도 높다.
스토브리그서 많은 선수를 떠나보냈던 두산도 외국인 타자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꾀하고 있는데 계약 합의 단계 과정에 있는 선수가 대단한 거물이다. 한때 탬파베이의 주포로 맹활약했던 멕시코 출신 호르헤 칸투가 그 주인공. 2005년 탬파베이서 2할8푼6리 29홈런 117타점, 2008년 플로리다(현 마이애미) 소속으로 2할7푼7리 29홈런 95타점을 올리는 등 메이저리그 통산 2할7푼1리 104홈런 476타점을 올린 타자다. 미국 내 한국프로야구 소식을 전하는 'mykbo.net'은 SNS를 통해 칸투가 두산과 계약 합의까지 상당 부분 근접했음을 알렸다.
최근 2년 간 마이너리그서 있었고 통산 출루율 3할1푼1리로 타율에 비해 선구안은 떨어지는 편이었으나 만 31세로 노장이 아니라는 점은 또 하나의 장점. 충분히 반등과 선구안 개안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산 측도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 과거 한국에서 뛴 외국인 선수를 재활용하는 일은 없다. 우리의 시선은 그동안 뛰었던 선수들보다 더 위에 있다”라며 수준급 선수를 영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의 재계약을 사실상 합의한 상태에서 칸투와의 계약 성사 단계에 돌입했다는 것은 두산의 외국인 수혈 발걸음이 크다는 뜻을 의미한다.
외국인 타자가 2시즌 동안 자취를 감췄다는 것은 2010년대 초반 들어 외국인 타자가 팀에 미치는 공헌도가 투수에 비해 크지 않았다는 점을 의미한다. 2010년 롯데, 2011년 한화서 뛴 카림 가르시아, 2011년 넥센에서 뛰던 코리 알드리지는 파괴력을 지녔으나 선구안과 컨택 능력에서 약점을 비췄다. 이제는 반드시 외국인 타자 한 명 이상을 데려와야 하는 만큼 최대한 수준급 기량을 갖춘, 이전보다 더욱 수준 높은 선수의 가세가 기대되는 가운데 점차 각 팀의 외국인 타자 목록이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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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테임즈./ML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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