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첫 승강 플레이오프가 상주 상무의 승격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경기 전 불거진 상주상무 백종환(28)의 ‘무자격 논란’ 때문이다.
상주는 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강원FC에게 0-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5일 1차전서 4-1 대승을 거뒀던 상주는 상대전적 1승 1패지만 골득실에서 2골을 앞서 강원을 물리치고 사상 첫 승강 플레이오프의 승자가 됐다. 이로써 상주는 2시즌 만에 K리그 클래식으로 복귀하게 됐다.
강원FC는 지난 5일 1차전에서 상주에 1-4로 대패를 당했다. 이어 강원FC는 6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율곡을 통해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에 출전한 백종환이 무자격선수라는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강원은 ‘양수 클럽은 임대기간 동안 양도 클럽의 모든 공식경기(K리그 주최·주관)에 해당선수를 출전시키지 않는다’는 계약서규정에 따라 백종환이 무자격 선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팀은 0-3으로 몰수패를 당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상주가 이긴 1차전 결과는 상주의 0-3 몰수패로 정정돼야 한다는 것.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6일 제3차 이사회(2013.3.26) 결정에 의거, 백종환의 출전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2차전을 앞둔 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양 팀 감독은 백종환 문제에 대해 “구단과 연맹이 알아서 할 문제”라며 노코멘트했다.
이날 강원은 김영후와 지쿠 등 공격수 자원을 총동원해 상주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우측풀백으로 출전한 백종환은 고비 때마다 강원 공격의 맥을 끊으며 활약했다. 결국 상주는 강원과 며 클래식 승격을 확정지었다. 상주의 에 백종환이 기여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승강 플레이오프는 두 경기 모두 치열한 명승부로 전개됐다. 양 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어 K리그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도 축구열기를 이어갔다. 이날 추운 날씨에도 불구, 강릉종합운동장에는 3062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만약 강원이 플레이오프 결과에 승복하지 못해 소송까지 제기한다면 자칫 달아오른 축구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된다. 정정당당히 기량으로 겨뤄야 할 승격 플레이오프에 시행 첫 해부터 의미가 퇴색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강원은 1,2차전을 앞두고 선수명단에 백종환의 이름을 확인한 뒤 즉각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아 논란을 키웠다.
앞으로 백종환과 같은 경우는 얼마든지 다시 나올 수 있다. 프로축구연맹 역시 양 팀이 모두 깨끗하게 결과를 승복할 수 있도록 관련규정을 각 팀에게 명확하게 고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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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