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파괴의 현장이었다.
양준혁 야구재단의 개최로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는 승부보다 재미에 포커스를 맞춘 경기였다. 특히 현역 프로선수들이 은퇴한 레전드 선수 및 연예인들과 어울려 한바탕즐겼다. 무엇보다 각자 포지션에서 벗어난 '포지션 파괴'가 화제의 대상이었다.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것은 SK 에이스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양신팀의 3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1회 1사 3루에서 희생 플라이로 선취 타점을 낸 그는 3회 중전 안타를 때린 뒤 홈스틸까지 성공시켰다. 4회 유창식의 잘 맞은 정면 타구를 깔끔하게 잡아내며 수비에서도 돋보인 김광현은 7회 기습번트로 내야 안타를 만들며 멀티히트를 해냈다.

그러나 투수로 나선 양준혁은 체면을 구겼다. 3-5로 뒤진 5회 4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한 양준혁은 그러나 첫 타자 정준하에게 안타를 맞은 것을 시작으로 이여상-김현수-이종범-이성민-김민성-배영수까지 무려 7안타를 맞고 6실점하며 완벽히 무너졌다. 결국 서용빈코치에게 공을 빼앗기며 강판되고 말았다.
두산 외야수 김현수는 포수와 투수로 모두 변신했다. 2회부터 포수로 교체출전한 그는 그러나 2회 김광현에게 홈스틸을 허용하는 굴욕 당했다. 하지만 투수들의 공을 곧잘 잡아내며 안정감 있는 캐칭을 자랑했다. 8회에는 투수로 나서 1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체면치레했다. 투수와 포수 그리고 타자로도 맹활약한 김현수는 승리팀 종범신팀 이종범 감독의 추천아래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됐다.
타자로 나선 한화 투수 유창식·안승민은 각각 중전 안타와 우측 2루타를 터뜨리며 매서운 방망이 솜씨를 자랑했다. 두산 외야수 정수빈도 1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투수 최향남은 포수 마스크를 쓴 뒤 타석에서도 우측 3루타를 때리며 공수주에서 펄펄 날았다.
이외에도 양신팀 포수 조인성과 내야수 최정 그리고 종범신팀 외야수 박한이가 투수로 나서 나란히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호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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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