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되는 승자는 축제 분위기였고 강등되는 패자는 초상집 분위기였다.
상주 상무는 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강원FC에게 0-1로 졌다. 상대전적 1승 1패가 된 상주는 골득실에서 2골을 앞서 강원을 물리치고 2시즌 만에 K리그 클래식으로 복귀하게 됐다.
상주는 5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종료직전 최승인에게 허용한 한 골이 아쉽지만 승격될 확률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다. 이에 상주에서는 대규모원정응원단을 강릉으로 파견했다.

상주는 면단위 별로 단체버스를 대절해 상주시민들을 강릉종합운동장으로 공수했다. 여기에 상무소속 군인들까지 원정에 합세해 약 1000여 명의 대규모 응원단이 완성됐다. 상주의 승격을 확신한 응원단은 경기시작 전부터 북과 꽹가리를 치며 흥겨운 축제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3062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그 중 1/3 가량이 상주응원단이었다. 드문드문 앉은 강원 팬들과 달리 골대 뒤편에 위치한 상주응원단은 조직적인 응원을 펼쳐 홈팀 강원의 기를 눌렀다. 특히 상주의 공격이 거셀 때마다 터져 나온 꽹과리 응원은 상주 선수들의 흥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홈팬들도 안방에서 강원FC의 강등을 바라볼 수 없다는 절실함이 대단했다. 후반 27분 최승인의 늦은 선제골이 터지자 그제야 강원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남은 시간은 적었다. 하지만 강원은 최선을 다해 강등을 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선수들 역시 다소 거친 플레이를 불사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기종료 휘슬과 함께 상주의 승강, 강원의 강등이 확정되자 양 팀 선수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선수단 사이에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강원은 냉정한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너무 아쉽고 힘들었다.
강릉 홈팬들은 내년에 클래식에서 강원의 경기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 잔인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올해 처음 실시된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는 숱한 화제와 상처를 동시에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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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