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클볼러' 허민, "원더스서 구단주 겸 선수는 안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2.07 17: 14

허민(37) 고양 원더스 구단주가 너클볼러의 위력을 선보였다. 
허민은 양준혁 야구재단 개최로 7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13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양신팀의 선발로 등판, 1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독립야구단을 창단한 허민은 올해 미국 독립리그에서 선수로 데뷔하며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이날 허민은 첫 타자 조성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윤희상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솎아냈다. 이어 정준하를 1루 내야 안타로 출루시켰지만 최준석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총 투구수 12개 중 8개가 스트라이크로 제구가 좋았다. 공은 빠르지만 않았지만 느린 회전의 너클볼에 타자들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몇몇 프로 투수들은 허민에게 직접 너클볼 그립을 배우기도 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허민은 "이벤트 게임이고, 기록은 큰 의미 없다. 날씨가 추워서 손끝 감각이 무뎠다. 손이 굳어 겨울에는 너클볼을 잘 던지지 않는다. 평소 80~90km는 나오는데 오늘 50km 정도밖에 안 나온 듯하다. 힘 빼고 던졌다"며 "최근 허리가 안 좋아 잘 걷지도 못한다. 이벤트 게임이라서 출전한 것이다. 너클볼 맛만 보여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민은 "너클볼을 처음 봐서 그런지 타자들이 당황하는 것 같았다. 평소 10개 중 8개 정도를 너클볼로 던진다. 오늘도 1~2개 빼고 모두 너클볼을 던졌다"며 "야구를 좋아하니까 계속 야구를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미국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고양 원더스에서 구단주 겸 선수로 뛰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허민은 "난 미국 생활이 잘 맞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서 야구하지만, 미국은 야구를 하기 위해서 야구를 한다"며 "김성근 감독님의 훈련을 따라갈 자신이 없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구단주 겸 선수로 하는 건 별로다. 내가 선수로 뛰게 되면 간절한 선수들의 기회를 빼앗는 일이다. 다른 구단에 선을 보이고, 기록을 쌓아야 하는데 그걸 막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나의 일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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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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