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길이 분노로 가득찼던 인생을 살다 꿈을 현실로 만든 인생역전 드라마를 들려줬다.
길은 7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부모와 갈등을 겪고 있다는 한 수험생의 이야기에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고마운 것"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수능 끝나고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는데 꿈도 없이 살다가 음악 듣는 걸 좋아하니까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포기하지 말자는 것을 몸으로 가르쳐줬기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쓰러지고 여섯 식구가 지하 단칸방에 산 적이 있다. 세상에 분노밖에 없고 왜 태어났을까 생각을 했었다"고 밝혔다. "인형, 라이터 등 많은 부업을 했다"는 길은 "가족이 모여서 반도체 칩을 고르는 부업을 했었다. 그 안에 쥐 죽은 것부터 음식 쓰레기가 다 들어 있는데 반도체칩 골라서 따로 둬야 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고 꿈도 없었다"고 밝혔다.

길은 장례식장에서 어머니가 했던 말을 전해 듣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는 "어머니가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잘 살아. 난 좀 오래 있다 갈게. 이렇게 훌륭한 애들한테 호강받으면서 떵떵 거리면서 살다갈테니까 하늘에서 아프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시더라"고 회상했다.
이런 모습은 평소 부족한 예능감으로 웃음을 자아냈던 길에게서 찾기 힘들었던 부분이다. 길은 인생의 갈림길에 놓인 수험생들의 고민에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며 자신의 아픈 상처를 꺼내는 성의를 보였다. 눈물까지 글썽인 모습에 듣는 이들 모두가 숙연해진 것은 당연했다.
한편 이날 '무한도전'은 쓸쓸한 친구를 소개하는 '쓸친소 페스티벌', 고3 수험생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 '고3, 우리 지금 만나'로 구성됐다.
plokm02@osen.co.kr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