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슈팀] 클래스는 변함 없었다. 직접 맞서진 않았지만 2인자에게 또 한 번 위압감을 선사했다. '피겨여왕' 김연아(23)가 '1인자'다운 압도적 실력을 과시, 같은 날 정상에 섰던 아사다 마오(23, 일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김연아는 8일(이하 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끝난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서 기술점수(TES) 60.60점 예술점수(PCS) 71.52점 감점 -1점을 받아 합계 131.12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73.37점을 더한 204.49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안도 미키(일본, 176.82점)와는 27.67의 여유가 있을 정도.
김연아의 우승은 이날 마침 그랑프리 정상에 오른 아사다와 비교가 됐다. 아사다는 7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13-201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3.87점, 예술점수(PCS) 68.79점 감점 1점을 받아 합계 131.66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72.36점을 더해 204.02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가 출전한 경기는 B급 대회로, 오른 중족골 부상에서 회복 여부를 알아보는 컨디션 점검 차원이었다. 두 달여가 남은 소치 올림픽을 앞둔 점검 차원이었다. 당연히 아사다와 직접적인 비교가 될 수 없는 부분. 더구나 대회도 심판도 달랐다. 하지만 아사다가 김연아와 같은 날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묘한 간접 비교가 됐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73.37점)을 경신한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아쉽게 시즌 최고점(아사다 마오, 207.59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같은 날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가 기록한 204.02점을 웃돌아 '원격 대결'에서 0.47점을 더 받아 주목을 받았다.
이날도 김연아는 처음 공개하는 올림픽 시즌 프리스케이팅곡 '아디오스 노니노'를 연기했다. 자신의 전매특허인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빙판에 넘어지며 착지에서 무너졌지만, 이어진 트리플 플립은 실수 없이 소화하며 숨을 골랐다.
하지만 아시다는 두 번의 트리플 악셀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 마지막 순서인 6번째로 은반에 나선 아사다는 자신의 프리스케이팅곡인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악셀에서 넘어지며 착지에 실패한 아사다는 두 번째 점프도 트리플 악셀로 시도했다. 하지만 회전수 부족은 물론 두 발로 착지하는 등 불안함을 보이며 결국 올림픽 전 마지막 도전이 될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에서 트리플 악셀을 완벽하게 성공하는데 실패했다.
아사다는 첫 번째 트리플 악셀은 가산점(GOE)에서 -3점의 감점을 받았고 시퀀스와 연결한 두 번째 트리플 악셀 역시 회전수 부족 판정과 함께 -2.71점의 감점을 받았다. 그러나 홈경기라는 이점이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체력적인 준비가 덜 된 김연아는 원정경기였고 경기장 크기도, 빙질도 맞지 않았던 악조건을 이겨냈다는 점에서 또 한 번 '피겨여왕'의 입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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