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슈퍼독’, 애견들 재롱 빼면 시체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12.08 08: 06

‘슈퍼독’의 주인공인 애견들이 확실히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 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건 확실하다. 그런데 그 이상의 것이 없다. 특별히 매력을 느낄만한 재미요소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지난 6일 방송된 KBS 2TV ‘슈퍼독’에서는 제한된 2분 동안 사진 촬영 후 베스트 컷을 골라 심사하는 4라운드가 펼쳐지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15마리의 애견이 영화 하나를 선택해 그 영화에 해당하는 콘셉트를 표현하는 미션이었다. 애견들은 주인이 준비한 의상을 착용하고 런웨이 위에 올라 재롱을 부렸다.
배우 김민정의 애견 미미는 영화 ‘프리티 우먼’의 줄리아 로버츠, 유기견 출신 제니는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 효녀견 수근이는 ‘왕의 남자’의 이준기, 럭키는 ‘7번방의 선물’의 갈소원, 이치는 ‘사망유희’의 이소룡 등을 연상케 하는 의상을 입고 나와 심사위원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미소를 절로 자아내게 했다.

한 마리, 한 마리 깨알 같이 의상을 준비해 입고 귀여운 자태를 뽐내고 사진을 찍으며 재롱을 부리는 모습은 한 순간도 놓칠 수 없을 정도로 깜찍했다. 마치 사람처럼 영화 콘섭트대로 표현하는 애견이 있고 반대로 콘셉트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애견이 있었다.
그리고 낯선 분위기에 금방 적응해 촬영을 하는 애견이 있는가 하면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며 런웨이를 이탈하는 애견도 있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애견의 돌발행동과 의외의 모습이 재미를 줬다.
딱 거기까지였다. 심사위원들의 심사기준은 애매모호했고 시청자들이 크게 동의할만한 평을 내놓지 못할뿐더러 심사위원들이 제 역할을 완전히 하지 못하는 건 아쉬움을 남겼다.
견주와 애견 사이에 감동이나 재미를 줄만한 드라마가 없는 것도 또 하나의 아쉬움이다. 앞서 예선단계에서 이미 견주와 애견의 사연이 공개된 상황. 이날 방송에서도 견주와 애견이 런웨이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것 외에는 크게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15팀 중 7팀이 탈락한 가운데 심사위원들이 패자부활을 제안해 2팀을 5라운드에 진출시키는 과정도 큰 긴장감 없이 이뤄져 큰 흥미를 주지 못했다.
애견들의 재롱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는 있지만 예능프로그램으로서의 재미가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슈퍼독’이 어떤 강력한 카드를 내놓지 않는 이상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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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슈퍼독’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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