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보다 재밌다' 양준혁 대회, 앞으로도 계속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2.08 06: 16

올스타전보다 재미있다. 
양준혁 야구재단에서 개최한 '2013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지난 7일 대구구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대구구장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4000여명의 관중들이 입장료를 내고 찾았다. 대회를 주최한 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은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고, 관중들의 호응도 좋았다. 대회가 잘 치러진 것 같아 다행"이라며 웃어보였다. 
양준혁 야구재단이 마련한 자선야구대회는 지난해 수원구장에서 열린데 이어 올해가 2회째였다. 그동안 한국야구는 자선야구대회가 없었지만 양준혁 재단에서 스타급 선수들을 모아 첫 스타트를 끊었다. 양준혁 이사장이 직접 선수와 코치 및 연예인들을 일일이 섭외했고, 이들도 좋은 뜻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힘을 모았다. 

자선대회답게 승부보다는 파격과 재미에 중점을 뒀다. 이날경기에서만 하더라도 볼거리가 풍성했다. '양신' 양준혁, '종범신' 이종범의 감독 대결부터 심상치 않았다. 현역 시절 영호남을 대표하는 라이벌이었던 그들의 이름을 딴 팀명부터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포지션 파괴도 시즌 때는 절대 볼수 없는 장면들이었다. 김광현이 3번타자 1루수로 나서 안타를 치고, 홈스틸하며 호수비까지 펼쳤다. 양준혁은 투수로 변신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7안타 6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김현수는 포수 마스크를 쓴 것도 모자라 투수로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재학은 2루수, 배영수는 유격수로 변신했고, 최향남은 3루타까지 터뜨렸다. 
선수들의 끼도 마음껏 발산됐다. '인간 복사기' 이여상은 지난해 양준혁-박한이를 똑같이 묘사한 데 이어 올해는 마해영-박한이-배영수로 완벽하게 빙의하며 팬들의 배꼽을 잡았다. 표정부터 동작 하나하나까지 따라해 당사자들마저 폭소짓게 했다. 윤희상은 투수로 나선 팀 동료 최정에게 투구 동작을 가르치며 웃음을 선사했다. 유희관은 박한이의 딸 장남감 배트를 들고 타격하다 그만 부러뜨리며 익살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비선수 유명인들의 등장도 시선을 끌었다. 추신수를 쏙 빼닮은 '무무트레인' 전현무는 안타 1개를 쳤지만 우익수 수비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웃음과 안쓰러움을 동시에 선사했다. 정준하는 중심타자답게 안타 2개를 터뜨리며 댄스 세레머니까지 펼쳤다. 고양 원더스 구단주 허민의 '너클볼' 역투도 인상적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자선대회라는 점이다. 수익금 전액이 양준혁 재단이 운영하는 멘토리 야구단 후원에 쓰인다. 야구를 통해서 청소년을 후원하고 육성하는 양준혁 야구재단의 멘토리 야구단은 다문화 가정 및 저소득층 어린이들로 구성됐다. 이날 멘토리 야구단 학생들도 선수들과 직접 이벤트를 함께 하며 자선대회를 즐겼다. 
양준혁 이사장은 "단순한 자선대회를 넘어 어려운 환경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올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끊임없는 노력과 지속적인 발전으로 대회를 열 것이다. 야구를 통한 사랑 나눔을 실천하겠다"며 "지금 멘토리 야구단이 5개팀 있다. 원래는 졸업하면 내보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 하겠다. 내년에는 청소년팀을 만드려고 한다. 아이들이 야구를 통해 처음보다 리더십도 생기고, 많이 밝아지며 180도 달라져 있다. 아이들이 잘 크고, 취업할 때까지 보호를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양준혁 자선대회가 앞으로도 계속 되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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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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