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가 FA 시장의 큰 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사이 눈에 띄게 입지가 좁아진 이가 있으니 바로 스즈키 이치로(40)다. 벌써부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CBS스포츠' 존 헤이먼 기자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기자들이 이치로 영입을 예상하고 있다며 트레이드 가능성을 높게 봤다. 헤이먼은 이치로 트레이드 대상자로 만 38세 베테랑 내야수 마르코 스쿠타로를 꼽았다.
양키스는 FA 시장에서 포수 브라이언 매캔 외에도 외야수 제이코비 엘스버리와 카를로스 벨트란을 영입하며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특히 외야수 2명이 가세하며 이치로가 직격탄을 맞았다. 양키스에서는 더 이상 주전 자리를 보장받기 어렵게 된 것이다.

양키스는 중견수로 엘스버리를 세우고, 기존의 중견수 브렛 가드너를 좌익수로 옮길 전망. 우익수는 벨트란이 들어선다. 주전 3명 외에도 알폰소 소리아노, 버논 웰스 등 장타력을 갖춘 베테랑 외야수들이 버티고 있다. 그들에 비해 이치로는 나이도 많고, 하향세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트레이드 가능성이 높아졌고, 유력한 행선지로 샌프란시스코가 꼽히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존 시어 기자는 '다시 이치로를 주목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브라이언 세이빈 샌프란시스코 단장도 지난달 단장회의에서 "좌익수를 찾고 있다"며 외야 보강을 포인트로 삼은 바 있어 더욱 설득력이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좌익수 안드레스 토레스, 중견수 그레고 블랑코, 우익수 헌터 펜스가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다. 펜스가 타율 2할8푼3리 27홈런 99타점으로 분전했을 뿐 토레스가 타율 2할5푼 2홈런 21타점, 블랑코가 타율 2할6푼5리 3홈런 41타점에 그쳤다. 1번타자 앙헬 파간의 부상 공백이 어느 때보다 크게 느껴졌다.
중견수 파간이 복귀하더라도 샌프란시스코는 좌익수 한 자리가 여전히 취약하다. 이치로의 영입이 샌프란시스코에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치로는 올해 150경기에서 타율 2할6푼2리로 데뷔 후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7홈런 35타점으로 블랑코·토레스보다는 나은 성적을 냈다. 도루도 20개로 그들보다 훨씬 뛰어나다.
양키스도 이치로를 내주고 스쿠타로를 받는다면 나쁠 게 없는 장사다. 스쿠타로는 올해 왼 새끼손가락 부상을 당했지만 127경기에서 타율 2할9푼7리 2홈런 31타점 올렸다. 로빈슨 카노의 시애틀 매리너스 이적으로 2루 자리가 약해진 양키스는 새롭게 영입한 FA 2루수 켈리 존슨과 함께 역할 분담할 선수로 스쿠타로가 적합하다.
양키스에서 설자리를 잃은 이치로가 현지 기자들의 전망대로 샌프란시스코에 새둥지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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