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장타에 대한 생각이 컸다".
KIA 내야수 안치홍(24)에게 2013시즌은 지우고 싶은 시즌이다. 2011년 3할타자와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며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올해는 118경기, 타율 2할4푼9리, 56득점, 3홈런, 39타점, 16도루에 그쳤다.
부진의 이유는 장타에 대한 욕심이었다. 안치홍은 지난 3월 시범경기에서 손잡이를 머리 위쪽에 두고 방망이를 곳추세우는 타격폼을 선보였다. 장타를 터트리기 위한 것이었다. 2009년 신인 시절 14개의 홈런을 날렸지만 손바닥 부상이 겹치며 2012시즌까지 3년 동안 각각 8개-5개-3개에 그쳤다. 그래서 이번에는 장타력을 키워보려고 타격폼을 바꾼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안치홍은 "스프링캠프에서 나도 장타에 대한 욕심이 났고 코치님도 장타를 주문했다. 타구에 힘을 실으려고 타격폼도 바꾸었다. 노력했지만 바뀐 폼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하체스윙도 되지 않았고 타이밍도 잘 맞추지 못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개막 3경기 내내 안타를 만들지 못하며 조급해졌다. 그는 "초반에 터지지 않았다. 시작부터 안되니 정신적으로 무너졌다. 2군에 좀 더 빨리 내려갔어야 했다. (그런데 고집을 부리다) 타율이 1할대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후반에는 예전의 타격폼으로 돌아가면서 나아졌지만 그래도 잘맞은 타구는 네 번에 한 번 꼴이었다. 좋았을때의 타격감을 되찾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고 말했다.
그래서 안치홍은 지난 11월 끝난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기초 쌓기에 주력했다. 타격시 하체가 무너졌고 중심이 나가는 버릇을 잡기 위해 많은 땀을 흘렸다. 강력한 하체 훈련을 병행하면서 타격밸런스를 굳건히 잡는 훈련에 매진했고 어느 정도 효과도 나타났다.
그에게 내년 시즌 목표 성적은 없다. 오호로 2월 스프링캠프까지 오로지 좋았던 타격 밸런스를 되찾는 것 뿐이다. 그는 "타격밸런스를 되찾아야 구체적인 묵표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도 이번 시즌이 아쉽다고 말하지만 나는 성공을 위한 실패라고 생각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좋을 때의 그 모습을 되찾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패를 성숙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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