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비활동기간 개인 훈련과 박찬호의 세도나 기수련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3.12.08 09: 02

LG 봉중근(33) 지난 2011년 시즌 팔꿈치 수술 관계로 그해 4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3억8천만원이었던 연봉이 2012 시즌은 구단의 신연봉제에 따라 2억3천만원이나 깎인1억5천만원이 됐습니다.
그해 마무리 투수로 복귀한 봉중근은 40경기에 등판해 1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의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시즌 고비 때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뒤 덕아웃 소화전함을 내리쳐 오른손 골절상을 당했고 팀 성적 부진(7위)에 대한 책임감으로 연봉은 1억5천만원으로 동결됐습니다.
봉중근은 2012년 11월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왼쪽 어깨 근육에 이상이 발견돼 재활에만 3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그는 수술 대신 재활을 통해 이를 극복하기로 하고 그해 12월 초 사이판으로 가 개인훈련을 벌이고 김용일 트레이닝코치로부터 재활치료를 받았습니다.

피칭 훈련을 3개월간 하지 않고 부상 부위에 대한 치료와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 재활훈련,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어깨와 팔꿈치 주변 근력을 향상시키는 훈련도 병행했습니다.
재활훈련이 평소 훈련에 비해 몇 배 이상 힘들지만 열심히 벌인 봉중근은 올 시즌 뛰어난 투구로 LG의 4강 진출을 이끌었고 55경기에 등판해 8승1패38세이브 평균자책점 1.33을 기록, 2년전 연봉 이상을 받을만합니다.
12월 1일부터~1월 15일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비활동기간입니다.  구단이 주관하는 단체 훈련을 할 수 없도록 돼있습니다.  해외에서 진행되는 스프링캠프는 1월 15일부터 가능합니다. 과거 구단들은 비활동기간을 무시하고 합동 합숙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선수들에게 자율권을 맡기는 추세입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12월 1일부터 다음 해 1월 말까지 비활동기간을 철저히 지킵니다. 대신 선수들이 비활동기간에 개인적으로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온 뒤 비활동기간 종료와 동시에 곧바로 시범경기에 돌입합니다. 보통 일본은 2월 1일, 메이저리그는 2월 하순부터 단체훈련을 시작해 메이저리그 경우 시범경기를 2월 말부터 시작해 팀당 40경기 가까이 펼칩니다.
우리 선수들은 전에는 비활동기간이라면 쉬면서 일부 선수들은 무절제한 생활을 벌이기도 했으나 요즘은 대부분 자신에 맞는 훈련으로 다음 시즌에 대비하는데 일부 고액 연봉 선수들은 따뜻한 해외에서 부상을 치료하고 굳었던 몸을 풀고 있습니다.  일부 구단에서는 해외 마무리 훈련에 경비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봉중근은 올해도 오는 12월 23일부터 사이판으로 일부 투수들과 떠납니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고액인 75억원의 대박을 터트린 포수 강민호는 투수 장원준·김성배·심수창과 더불어 개인훈련을 위해 괌으로 갑니다. 삼성 투수들 역시 괌을 개인 훈련지로 선택했습니다.
한화의 김태균과 최진행 ·이용규 ·안승민 등은 지난 3일 사이판에서 체력훈련 및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정근우(한화)는 골든글러브 시상식(10일)을 마치고 13일부터 하와이에서 SK 시절 팀 선배 이호준(NC)과 개인 캠프를 차립니다.  넥센 선수들도 일본 돗토리현에서 재활을 병행한 개인훈련을 연말까지 진행합니다.
2개월 이상 철저히 휴식기간을 갖는 메이저리거들이지만 그들이 쉬는 것만은 아닙니다. 박찬호는 과거 “미국 선수들은 겨울이라고 쉬지만 않는다. 우리보다 자신의 몸을 다듬는데 힘을 더 기울여 놀랬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최희섭도 초기 메이저리그 생활을 떠올리며 “처음에는 미국 선수들이 쉬기만 하는 줄 알았다가 그 그간 중에 엄청난 개인훈련을 하는 것을 알고 감탄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생활 몇 년 후 허리 부상과 햄스트링으로 고생해 비활동기간에 개인훈련 외에 독톡한 훈련도 받아 화제가 됐습니다. 다음은 박찬호에 관한 필자의 2005년 초 칼럼을 발췌 소개합니다.
그 해 7월 박찬호는 텍사스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트레이트 됐는데 다행히 텍사스와 샌디에이고에서 합친 성적 12승8패, 자책점 5.74를 기록했습니다. 박찬호는 그후 가끔 우리나라에 와서 제주도와 강원도, 북한산에 기훈련을 받을만 한 곳을 알아보며 겨울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박찬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박찬호는 도저히 이해못할 사람"이라며 “결코 1류라고 할수 없는, 또 메이저리거를 재활 시켜본 적이 없는 달라스 주위의 한의사와 한국인 자칭 척추 전문가 (?)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그들의 지시에 따르는 황당한 일을 저지르고 있다”며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박찬호는 보라스의 말대로 케빈 브라운의 허리부상을 완치시킨 미국 스포츠 의학계의 권위자인 자크 아밀 박사를 찾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의사나 재활치료사들은 기훈련보다는 재활치료나 수술을 선호합니다.
국내에서 개인훈련을 벌이는 선수들은 많습니다. 롯데 손아섭과 최준석은 올 겨울 체중감량을 목표로 두고 개인 훈련을 합니다. 어느 선수나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 나아진 몸과 기량을 다지는 게 최고입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