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수능이라는 10대를 마치는 관문을 통과한 수험생들을 위로했다. 그 흔한 명언 하나 없었지만 ‘무한도전’ 멤버들의 인생의 굴곡이 느껴지는 진심 어린 조언은 10대 뿐만 아니라 젊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무한도전’은 지난 7일 ‘그래, 우리 함께’라는 이름의 특집을 마련했다. 멤버들이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과 만나는 자리였다. 교양 프로그램으로 위장한 탓에 1000명이 모일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깨졌다. 80여명의 학생들이 자리한 가운데 조촐해서 더 가슴에 와닿았던 시간이 펼쳐졌다.
이들은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마치 친오빠처럼, 삼촌처럼 자신들의 경험담을 끄집어내서 따뜻한 한마디씩 거들었다. 길은 어린 시절 불우했던 환경을 딛고 인기 래퍼로 성장한 배경에 사랑하는 어머니와 열심히 하고자 했던 노력이 있었다고 털어놔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노홍철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힘들어도 힘들지 않다”고 진정성 있는 조언을 꺼내들었고, 정형돈은 “큰 목표를 따라가다 보면 작은 목표를 보지 못하게 된다. 작은 목표부터 이뤘으면 좋겠다. 물론 나 역시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공감 가득한 이야기를 했다.
언제나 웃음기가 가득한 멤버들은 이날만큼은 진지했다. 그렇다고 교양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연극영화과 입학을 앞둔 학생의 진지한 연기에 웃음장치를 더하고, 성형 수술을 앞두고 있다는 학생을 배려해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등의 기발한 즐거움은 여전했다.
멤버들은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을 학생들을 향해 먼저 인생의 가시밭길을 걸었던 선배로서의 고민거리와 경험들을 털어놨다. 이들의 인생사가 언제나 탄탄대로는 아니었기에, 그리고 이들이 현재는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기에 흡인력 높게 전달됐다. 물론 멤버들이 사전에 말했듯이 이날 학생들과의 대화 시간이 거창한 해결책을 남긴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기획의도대로 학생들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 깊이 존재하는 응어리가 조금이나마 풀리는 시간이 됐을 터다. 특히 멤버들의 진심이 느껴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비단 고3 학생들 뿐만 아니라 인생의 차가운 벽에 부딪혀 희망을 얻고자 하는 많은 이들의 가슴 한켠을 따스하게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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