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계투 기근에 시달렸던 삼성 라이온즈에 단비가 내릴까.
삼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정현욱의 LG 이적과 권오준의 수술 속에 전력 약화가 우려됐다. 이 가운데 안지만이 팀내 최다 홀드를 거두며 건재를 과시했고 심창민은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14)를 달성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신용운 또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좌완 계투 요원의 활약은 미비했다. 올 시즌 삼성 좌완의 홀드 갯수는 11개에 불과하다. 백정현이 4개로 가장 많고 차우찬과 권혁이 3홀드씩 기록했다. 그리고 조현근이 한 차례 홀드를 거뒀다. 내년에는 좌완 계투 갈증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홀드왕 출신 권혁이 올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를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그동안 권혁을 괴롭혔던 팔꿈치 통증에서 벗어나면 훨씬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권혁의 구위 회복은 삼성 필승조가 더욱 강해지기 위한 필수 요건. 올 시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가 해줘야 한다.
박근홍과 백정현은 아시아 시리즈를 통해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박근홍은 고질적인 왼쪽 발목 통증 속에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퉁이 라이온스와의 아시아 시리즈 A조 예선전서 선발 김희걸을 구원 등판, 2⅔이닝 1실점 호투했다. 총투구수 45개. 안타와 볼넷 1개씩 허용했을 뿐 5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깜짝 호투를 선보인 박근홍은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류중일 감독은 "박근홍 한 명 건졌다"며 "이 정도만 해준다면 2이닝 정도는 거뜬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백정현은 이탈리아 포르티투도 볼로냐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1실점(4피안타 2볼넷 1탈삼진)으로 잘 막았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좌완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백정현의 이름 앞에는 '오키나와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는 두각을 드러낸 반면 정규 시즌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아시아 시리즈 호투를 계기로 한 단계 성장할지 지켜볼 일.
상무 시절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좌완 임현준은 재활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구단 측에 따르면 계획대로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 중이라고 그의 가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구속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안정된 컨트롤과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 전력 상승에 보탬이 될 듯. 좌완 조현근 또한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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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박근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