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연은 달랐다. ‘꽃보다 할배’의 이서진과 실제 나이는 동갑인데 ‘꽃보다 누나’에서는 여행 멤버들 중 막내다. ‘짐꾼’ 이승기의 보필을 받으며 터키의 정취와 낭만에 심취해도 되는 엄연한 권리가 있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전파를 탄 2회까지에서 이미연은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기보다 위로는 세 언니들과 아래로는 동생을 하나 끌고 동분서주하며 여행을 리드하는 느낌이다. 그를 두고 연예가에서 괜히 여장부 소리가 도는 것이 아니었다.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누나’ 속 이미연이 시청자들의 힘찬 응원을 받고 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말간 민낯에 초롱초롱한 눈망울, 늘씬한 몸매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 여기서 괴력이란 그저 물리적이고 원초적인 힘을 뜻하는 게 아니라 지칠 즐 모르는 에너지와 함께 하는 식구들을 챙기는 마음씨 그리고 위기 상황을 돌파하는 능력 등 여러 의미를 지닌다. 괴력의 소유자가 참 곱게 생기기까지 했다. ‘꽃보다 누나’ 속 이미연을 보고 있으면 즐거운 이유다.

지난 6일 방송된 ‘꽃보다 누나’ 2회에서는 이미연의 온기 가득한 손길과 누구보다 적극적인 발걸음, 또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만개했다. 아직까진 여전히 짐짝이나 다름없는 명함만 짐꾼인 이승기가 좌충우돌하는 가운데 이미연의 넓은 아량과 재빠른 액션들이 없었다면 과연 어땠을까 싶을 정도다. 그는 환율도 모르고 환전도 어리바리한 이승기를 타이르고 가이드 동선을 따라다니며 살피는가 하면 뒤처지거나 앞서가는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등 세 언니의 호흡에도 늘 레이더를 세웠다.
잠시 틈이 나자 벤치에 앉아 김자옥의 허벅지를 꾹꾹 주무르며 컨디션을 체크하고 나이차가 가장 적은 김희애와는 작품 얘기, 패션 얘기 등을 나누며 살갑게 지냈다. 그와 동시에 팽이에 정신 팔린 이승기와 눈높이 장난을 치기도 하고 그의 실수들을 조곤조곤 타이르며 방향도 제시했다. 여기 저기 이미연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는 듯 보였다. 그렇게 일행들은 마치 한편의 아찔한 영화 같은 터키에서의 하루를 무사히 마쳤다.
이미연 역시 수십 년 연기만 하면서 매니저의 케어에 익숙한 채 살아온 여배우다. 그에게도 배낭여행은 처음이고 터키는 낯설고 환전이며 길 찾기며 모든 것이 과제일 것. 하지만 불혹을 지난 여배우의 연륜인가. 인간미 넘치고 똑똑한 여자의 품성과 지혜인가. 이미연은 일행들을 보살피고 이끌며 ‘꽃보다 누나’ 속 진정한 짐꾼이자 일꾼으로 자리하고 있다.
오랫동안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통해 그를 접했던 사람들은 ‘꽃보다 누나’ 속 모습을 통해 끊임없는 감탄을 쏟고 있다. “이미연에게 저런 모습이? 정말 몰랐다”, “실제로 만나보고 싶은 여자다. 이미연씨, 완전 호감형!”, “이상한 소문들 많았는데 ‘꽃누나’ 보고 생각이 많이 달라진다. 예쁘고 착한 미연씨 파이팅”, “이미연 없었으면 어쩔뻔??” 등과 같은 응원의 목소리들이 시청자 게시판과 SNS에 줄을 잇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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