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인을 필두로 토종 거포들이 펄펄 난 수원 한국전력 빅스톰이 혈투 끝에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를 꺾고 승리를 거뒀다.
한국전력은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서 풀세트 접전 끝에 현대캐피탈에 세트스코어 3-2(22-25, 26-24, 25-20, 24-26, 15-13)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를 거둔 한국전력은 4승 6패(승점 11)로 LIG손해보험(승점 10)을 끌어내리고 단독 5위로 올라섰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역전패를 당하며 5승 4패(승점 16)로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쳐 같은 날 승점 2점을 추가한 우리카드(승점 18)와 승점 2점차로 벌어졌다.
전광인(28득점)이 펄펄 난 가운데 트리플크라운급 활약을 펼친 서재덕(18득점 서브 에이스 3개 블로킹 2개)과 밀로스의 공백을 메운 박성률(17득점)의 맹공이 뒤를 받쳤다. 하경민(12득점 블로킹 4개)과 방신봉(10득점 블로킹 3개)도 제 몫을 톡톡히 하며 진땀 승부를 승리로 이끌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37득점)와 송준호(16득점)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으나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잃고 아쉽게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현대캐피탈이 앞서가면 한국전력이 쫓아오는 패턴이 반복됐다. 아가메즈의 서브 에이스와 상대 공격 범실을 곁들여 19-12로 앞서간 현대캐피탈은 전광인과 박성률을 앞세운 한국전력의 추격을 뿌리치며 1세트를 22-25로 따냈다.
하지만 한국전력의 토종 쌍포 서재덕-전광인이 2세트 펄펄 날며 현대캐피탈을 밀어붙였다. 아가메즈가 잠시 주춤한 사이 송준호가 공격을 뒷받침하며 한국전력의 공세에 맞섰으나, 1점차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가운데 듀스 상황에서 전광인의 강력한 오픈과 아가메즈의 공격 범실로 한국전력이 26-24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듀스 접전 끝에 2세트를 내준 현대캐피탈은 3세트 초반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서재덕과 전광인은 물론, 베테랑 방신봉과 하경민이 속공과 블로킹으로 현대캐피탈을 흔들었다. 밀로스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박성률도 연속 2득점으로 힘을 보태며 13-9까지 앞서간 한국전력은 전광인의 마무리 2득점으로 쐐기를 박으며 아가메즈를 앞세운 현대캐피탈의 추격을 뿌리치고 25-20으로 3세트를 가져왔다.
첫 세트를 손쉽게 가져오고 연달아 두 세트를 내준 현대캐피탈은 4세트 이를 악물었다. 아가메즈를 중심으로 한국전력의 코트를 맹폭한 현대캐피탈은 임동규와 송준호가 점수를 보태며 24-22, 먼저 세트포인트를 만들었다. 4세트를 딴 후 파이널 세트까지 가서라도 반드시 승리를 가져오겠다는 의지였다. 한국전력은 전광인의 백어택과 서재덕의 블로킹으로 다시 한 번 24-24 듀스를 만들었지만 아가메즈의 연타에 결국 승부는 마지막 5세트에서 결정짓게게 됐다.
승리가 걸려있는 마지막 5세트, 5-5까지 팽팽하게 이어진 접전을 깨뜨린 이는 역시 전광인이었다. 전광인은 날카로운 서브로 현대캐피탈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전광인의 오픈과 공격 범실, 하경민의 블로킹을 엮어 8-5로 먼저 리드를 잡았다.
현대캐피탈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최민호의 속공과 아가메즈의 오픈, 임동규의 블로킹으로 9-8까지 따라잡은 현대캐피탈은 12-11까지 추격했다. 이 과정에서 아가메즈의 백어택이 서재덕의 발을 맞고 나가는 것을 놓친 심판의 실수로 비디오 판독에 이어 양 팀 감독이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있었으나, 결국 노플레이로 선언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후 현대캐피탈도 전광인의 넷터치를 두고 비디오 판독을 사용하면서 5세트는 더욱 길어졌다. 그러나 전광인의 오픈 2개로 먼저 매치포인트를 만든 한국전력은 하경민의 속공으로 긴 승부를 마무리하고 승리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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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